[Zoom in 스타트업] EWBO, "친환경 제품으로 더 큰 소셜 임팩트 창출하고파"

by이윤정 기자
2022.09.26 11:00:06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하게 인식되기 시작하며 함께 떠오르는 화두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는 이제 기업에게 있어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됐다.

뷰티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로 가치관과 신념을 표현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일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단순히 제품의 기능과 성분뿐만 아니라 화장품 생산 과정까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등 제품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양상을 보인다. 환경을 위한 착한 소비를 자처하는 ‘그린슈머’의 개념도 등장했다. 브랜드의 기업 철학뿐만 아니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자체가 바뀌는 모양새다.

EWBO가 론칭한 친환경 화장품 ‘에코셉트(ECOCEPT)’ 또한 변화하는 코스메틱 시장의 흐름 속에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집중했다. 이데일리는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생태계 구축을 통해 소셜 임팩트 창출을 목표로 하는 이준배 EWBO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소셜 벤쳐 EWBO는 ‘Everything Will Be OK.’의 약자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신의 사회를 바꾸고자 노력했던 한 어린 소녀가 입고 있던 티셔츠 문구에서 유래된 단어다. 우리는 화장품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 배출 문제를 해결하고자 모였다. 이를 위해 에코셉트(ECOCEPT)를 론칭했으며, 현재 제로 웨이스트 고체 화장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본인은 이전에 오히려 친환경과 정반대 섹터에 해당하는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환경 피해 사고나 인명 피해들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정기적으로 참여한 환경정화운동에서 엄청난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는 것을 목도하였고, 쓰레기 섬까지 발견하게 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몸소 느끼게 됐다.

이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각종 서적 및 비영리 환경단체의 보고서를 통해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재활용으로 수거된 플라스틱 중 단지 13% 정도만이 실질적으로 재활용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재활용(Recycling) 시스템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새로운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점에 깊이 공감하게 되어 창업을 결심했다.

육아의 과정에서 아이가 아토피 피부질환을 겪게 되면서 피부 가려움, 건조증, 홍조증 등을 겪게 되었다. 이유를 찾아보던 중 기존 제품 내 비교적 자극적 성분이 원인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에코셉트는 화장품의 안전성/자극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되는 EWG 1~3등급을 주요 성분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1년 동안 R&D를 실시하였고, 200번 이상의 실험과 30여분들과 함께 출시 전 사전 테스트를 걸쳐 제품을 개발했다.

특히 우리는 시중의 관련 퍼스널 케어 제품의 80~90%가 정제수(물)로 이루어져 있고 일회용 플라스틱과 비닐포장으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에 주목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리필(Refill) 및 재사용(Reuse)가 가능한 고체 분말형 제품을 만들었다. 유효 성분만 넣어 만들기 때문에 부피와 무게를 크게 절약할 수 있고, 불필요한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기획 단계부터 플라스틱 쓰레기를 양산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커다란 명제였다. 기존에 없는 형태의 제품을 출시하려다 보니 제품 디자인 단계에서 제품 재질이나 포장재의 선정에 제한이 많았고, 그로 인해 많은 제약 속에서 패키지 디자인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반영구적인 재사용을 위해서 제품 용기에 유리나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을 채택하기 위해 전문업체와 직접 컨택하여 제품 개발을 진행했다. 리필 분말을 보관하는 포장재도 FSC 인증을 받은 친환경 용지를 사용하거나 생분해 가능한 재질을 채택함으로써 환경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와디즈를 통해 작년 11월과 올 4월에 각각 1, 2차에 걸쳐서 목표 펀딩액 대비 2400%, 5000%를 달성하여 성공적으로 시장에 제품을 출시했다. 감사하게도 약 550명의 고객이 펀딩에 참여했고, 약 1200개의 용기와 4000개의 리필 제품을 판매했다. 기획단계부터 제품판매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많은 분의 격려와 고객들의 좋은 후기를 받아 보람을 느꼈다.

실제로 본인도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제품의 안정성에 있어서는 자신한다. 고객의 반응 또한 지금까지 단 한 건의 클레임이 없었을 정도로 긍정적이다. 아직 많은 충성 고객을 보유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유저들의 재구매율과 자사몰 정기구독 서비스 전환 비율도 상승세다. 최근에는 미국의 소셜 벤처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미국 진출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해외 수출을 준비 중이다.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의 페이스메이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양한 분야에 경험을 가지고 있는 멘토 분들을 통해 사업에 도움이 되는 멘토링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오아시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송파ICT청년창업지원센터의 선배 기업들의 노하우나 사업운영에 대한 강의도 듣는다. 무엇보다 사무실 비용도 예상보다 크게 절감되어 절감된 비용을 마케팅이나 신규 직원 채용에 사용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퍼스널 케어 및 화장품 용기는 2018년도까지 약 660억 개가 판매되었다. 2025년까지 10% 정도를 대체하고 그로 인한 소셜 임팩트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EWBO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기 위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국내외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면서 보다 큰 소셜 임팩트를 창출하고자 한다. 에코셉트 제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및 탄소배출을 줄이는 운동에 동참할 수 있다. 독자 여러분들도 착한 소비를 통해 환경을 위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