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한나 기자
2009.04.27 14:46:29
수혜주·피해주 명암 갈려..재료공백 증시에 심리부담 우려
중장기 영향은 미지수.."국내 재료 자체가 더 중요" 의견도
[이데일리 최한나기자] 멕시코에서 발발한 돼지독감이 전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혜주와 피해주가 각각 부각되면서 실적장세 이후 마땅한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는 증시에 작지 않은 재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증시 흐름이나 국내 경제 등 큰 범위에서의 영향을 파악하려면 좀 더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확산지역과 추이, 정책적 대응 등을 살펴봐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모멘텀으로 `돼지독감`이 활보하고 있다. 지난주 삼성전자의 실적을 마침표로 실적장세가 일단락되면서 안그래도 국내 증시에는 새로운 재료가 필요했던 터다.
특히 실적에 집중됐던 관심이 사그라들고 단기 랠리 이후 조정욕구가 부풀대로 부푼 시점이라는 점이 돼지독감 재료의 영향력을 한층 높이는 요인이다. 증시가 탄력있게 치고 올라가는 시점이라면 묻혀버릴 수 있었던 재료가 공백기에 노출되며 심리를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직 실체가 완전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자칫 5월 증시가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쪽으로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역시 관련종목들이다. 제약주나 닭고기, 수산 관련주들은 돼지들의 불운으로 누릴 수 있는 반사익으로 빠르게 치솟고 있고, 반대로 여행, 항공 등 영업에 제한받을 수밖에 없는 종목들은 돼지 관련주와 함께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증권에서 꼽은 수혜주로는 녹십자(006280)와 VGX인터(011000) 신풍제약(019170) 한국콜마(024720) LG생명과학(068870) 등 제약주와 마니커(027740) 하림(024660) 등 닭고기 관련주, 한성기업(003680) 사조대림(003960) 신라교역(004970) 동원산업(006040) 오양수산(006090) 사조산업(007160) 삼호F&G(011150) 동원수산(030720) 등 수산 관련주.
반대로 하나투어(039130) 모두투어(080160) 롯데관광개발(032350) 등 여행주와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항공주에는 부정적 영향이 전망되고 있다 .
다만 국가 경제 전체나 증시 전반적인 영향을 따져보는 것은 다소 이르다는게 중론이다. 아시아권에는 아직 발병자가 없고, 과거 사스(SAS)가 창궐했던 때에도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것 외에 경제적으로 직접 발생했던 손실은 크지 않았기 때문.
김세중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사스가 발생했을 때 증시가 영향을 받았던 것은 발생지가 중국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며 "이번에는 발생지가 멕시코라는 점에서 국내까지 영향이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종혁 SK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오늘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삼성전자 실적발표 이후 재료 노출에 따른 여파로 봐야 할 것"이라며 "확산 추이를 지켜봐야 겠지만 큰 악재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줄줄이 예정된 월말 경제지표나 오는 30일 공개될 대기업 구조조정 명단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돼지독감 문제가 처음 불안기를 지나 어느 정도 중장기 이슈로 넘어가면 관련 종목 외 전체 증시에 대한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