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삼성" 증시도 움찔..단기 교란요인

by양미영 기자
2008.04.22 14:42:16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삼성 그룹의 쇄신안 발표로 삼성 그룹주들이 일제히 빠지면서 증시에도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가 강보합에서 선전하는 등 일부 지주사 관련주들로만 매물이 집중돼 직접적인 충격이 크지는 않았지만, 때마침 찾아온 조정과 맞물려 아래 쪽으로 레버리지를 키우는 역할을 했다.

22일 개장후 오전까지 1800P 부근에서 횡보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삼성의 경영쇄신안 발표와 중국 증시 하락으로 1780선까지 밀려났다.

이날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 퇴진을 골자로 하는 경영 쇄신안을 발표했다. 전략기획실을 폐지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마저 요직에서 물러나면서 내부적으로도 충격이 컸지만, 증시 입장에서는 지주사 전환과 계열분리에 대한 기대감이 일단 무산되면서 관련주에 실망매물이 쏟아졌다.

오후 2시30분을 넘은 현재 삼성물산(000830)은 8% 이상 급락 중이며, 호텔신라(008770)도 6%이상 급락세다.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도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일단 증시 입장에서는 삼성의 영향력을 다시한번 실감하며 단기적인 교란 요인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조정 자체에 대해서는 중국 변수와 아직 부족한 수급 등의 요인이 더 크며 전반적인 상승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특검과 관련해 삼성 경영과 관련한 불투명성이 있었지만 시장이 주식가치를 할인하지는 않았다"며 "지배구조 문제점은 이미 충분히 인지돼 왔고, 변화에 대한 기대가 관련주들을 한동안 끌어올렸기 때문에 그 부분이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지만 시장에 큰 변수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지주사 출연문제나 경영체제가 더 투명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무산된 반면,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어 오히려 시장에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이날 조정은 1800선 돌파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보이며, 기존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과장도 "삼성의 경영쇄신안이 지배구조 변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실망 매물이 나왔지만 내용 면면을 들여다보면 의지는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 동향만 봐도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를 지속하고 있고, 일부 특정관련주에 매물이 집중돼 크게 크게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