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베이비복스, 글로벌 스타로 부상할까

by하정민 기자
2005.03.31 14:57:53

아시아 가수, 미국시장 정복 위해 구슬땀
일본 우타다 히카루, 태국 타타 영 등도 동참

[edaily 하정민기자] "보아, 베이비복스, 우타다 히카루, 타타 영 등 아시아 가수들이 월드 스타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아시아 음악시장의 급성장과 아시아 가수들의 활발한 미국 시장 진출 노력으로 이들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시장을 정복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아시아 스타, 세계로 발돋움하다(Asian act make a global play)`란 제목의 기사에서 보아, 베이비복스 등 아시아 가수들의 활발한 미국 시장 진출 노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 자료에 따르면 2003년 말 현재 아시아 음악시장 규모는 58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 중 일본을 제외하면 아시아 음악시장의 규모는 9억달러에 불과하다. 125억달러에 달하는 북미, 118억달러의 유럽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그러나 아시아 음악시장의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데다 유명 아시아 가수들의 활발한 서구시장 공략 시도는 아시아 가수들의 월드 스타 등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시아 각국 가수들의 급부상 이면에는 다양한 원인이 자리잡고 있다. 아시아 스타들이 국제 음반 프로듀서, 뮤직비디오 제작자들과 활발히 협력한 것이 주효했다. 그 결과 음악이 좋아지고 가수들의 외모가 세련돼졌으며 스타일도 서구인들에게 어필하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아시아 문화 자체도 세계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WSJ이 스파이스 걸스의 아시안 버전이라고 평가한 베이비복스를 보자.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을 선도한 베이비복스는 미국의 유명 흑인음악 레이블인 벙갈로 뮤직과 협력키로 했다. 베이비복스는 지난해 미국 시장을 겨냥하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앨범 `라이드 웨스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앨범에는 지난 1996년 총격 사건으로 사망한 전설적 힙합 아티스트 투팩 사커의 목소리가 담겨 있어 화제를 모았다. 한국의 브리트니 스피어스 보아도 마찬가지다. 보아의 소속회사 SM(041510)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은 "나의 꿈은 보아를 미국 스타와 경쟁할 수 있는 세계적인 스타로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시장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본과 중국시장부터 제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일본 팝 차트 1위에 오른 바 있는 아이돌 스타 보아는 이미 일본 시장을 석권했으며 활동 범위를 날로 넓혀가고 있다. 미국 화장품업체 메이블린의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 보아는 메이블린이 지역 광고에서 기용한 최초의 한국인 모델이기도 하다. 보아는 지난 2003년 방한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함께 한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같이 공연한 바 있다. 이수만 회장은 "종국에는 아시아 음악시장이 할리우드를 제치고 세계 음악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이 때 아시아 스타들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로 중국 음악시장이 세계 5위 안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음악시장은 2003년 말 현재 1억1570만달러의 규모로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른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태국 최고 아이돌 스타 타타 영은 최근 소니BMG와 계약하고 미국, 유럽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타타 영은 지난 2월 최초의 영어 앨범을 발매했으며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활발한 프로모션 활동을 벌이고 있다. 타타 영의 소속사인 소니BMG는 호주와 독일 시장에서도 그녀의 영어 앨범인 `I Believe`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특히 호주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미국 시장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호주 시장 진입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니BMG의 리처드 데니캠프 아시아 담당 사장은 "무한한 수의 경쟁자와 대적해야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모든 아시아 스타들의 꿈"이라며 "반드시 타타 영을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물론 아시아 스타들의 앞날이 무조건 장미빛으로 물든 것은 아니다. 아시아 스타들은 미국 내에서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히스패닉을 공략하는 데 부족함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내 아시아 사회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이것 만으로는 주류 백인, 히스패닉, 흑인 등 대다수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 영화 `와호장룡`의 주제가를 부른 대만 여가수 코코 리가 좋은 예다. 코코 리는 지난 2000년 미국에서 최초의 영어 앨범을 발표했고 소니BMG는 마케팅을 위해 대대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그녀의 앨범은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삼아 미국까지 정복하겠다는 전략이 통할 지도 아직은 미지수다. 소니BMG의 리처드 데니캠프 사장은 "중국 시장이 급부상하겠지만 2008년에 세계 5위로 발돋움하기는 다소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