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현대건설 품에…‘한남 디에이치’로 변신한다(종합)

by김미영 기자
2020.06.21 19:23:25

한남3구역, 21일 집합금지 명령 불구 ‘총회’ 강행
현대건설 “대한민국 최고의 아파트로”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한남 디에이치 더로얄’이 완공되면 대한민국 최고의 아파트가 될 것이다. 모든 조합원들이 만족하는 아파트를 짓겠다.”(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 겸 부사장)

현대건설(000720)이 서울 강북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3구역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공사비만 1조8000억원인 사업장으로, 올해 수주액 누적 실적이 3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도시정비사업 수주 1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21일 삼성동 코엑스 한남3구역 시공자 선정 임시총회장에 참석자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남3구역재개발조합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고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확정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남동 일대(38만6395.5㎡)에 지하 6층~지상 22층 아파트 197개 동 총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와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 1조8881억원, 총 사업 규모는 약 7조원이다.

시공사 선정은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통해 이뤄졌다. 3파전 구도였던 1차 투표에서 현대건설은 1167표, 대림산업은 1060표, GS건설은 497표를 각각 얻었다. 이날 총회엔 토지소유자 총3857명 가운데 부재자 사전투표(66명)와 현장투표(2735명) 등 총 2801명이 투표했고, 과반 득표 건설사가 나오지 않으면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간 결선투표를 벌였다. 결선 결과 현대건설은 1409표, 대림산업은 1258표를 얻어 근소한 차이로 승자가 결정됐다.



현대건설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안설계뿐 아니라 조합원의 요구를 반영한 설계 업그레이드 방안으로 표심 사냥을 벌인 점이 주효했단 평가다.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한 사업촉진비 5000억원을 포함한 2조원 사업비 조달 △상업시설 활성화를 고려한 현대백화점 입점 제휴 △골든타임 분양제 적용 △프라이빗 게이트 및 미라클 윈도 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시공사 선정작업이 우여곡절 끝에 마침표를 찍으면서 한남3구역 탈바꿈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시공사 확정은 지난해 8월 입찰공고를 낸 지 10개월만이다. 지난해 입찰 과정에선 3사가 수주 각축전을 벌이면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입찰 과정의 위법 행위를 문제삼아 입찰을 무효화했다. 올해 2월 시공사 선정 재입찰 절차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조합과 현대건설은 앞으로 3개월 이내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1년여 간 이주 및 철거 작업을 마친다는 구상이다. 현대건설은 37개월 내 준공을 약속했다.

한편 이날 총회는 행사지가 위치한 강남구청의 집합금지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우려한 구청에선 총회 전부터 총회를 열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조합 측은 사업 장기 지연 우려를 이유로 강행했다. 조합 측은 발열체크 등 방역 수칙을 지켰다는 입장이나 강남구청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에 따라 조합은 물론 참석 조합원 개개인에도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해당 법령을 검토해 원칙대로 조치할 예정”이라며 “조합과 참석 조합원들을 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