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 우유' 편의점 1등 상품서 밀려..PB브랜드 '약진'

by장영은 기자
2013.12.05 11:58:41

PB음료·식품이 대거 1위 차지..주류 매출↑
에너지음료 지고 비타500·박카스 다시 뜨고
1~2인 가구 증가에 관련 상품 '인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수년간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으로 부동의 1위를 지켰던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아성이 무너졌다. 반면

5일 CU와 세븐일레븐, GS25, 미니스톱 등 국내 편의점들이 발표한 올해(1~11월) 판매 베스트 상품 자료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을 제외한 3곳의 1등 상품을 각 편의점의 자체브랜드(PB) 음료와 식품 상품이 차지했다.

올해(1~11월) 각 편의점 판매량 상위 상품 순위(자료: 각사)
CU와 GS25에서는 PB 아이스컵음료가, 미니스톱에서는 PB 조각 치킨 상품인 ‘점보닭다리’가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상품에 올랐다. 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검증된 PB상품을 많이 찾았다는 얘기다. 반면, 가격 인상에 따라 바나나맛 우유의 수요는 상대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 부동의 1위’라고 까지 불리던 바나나맛 우유는 CU에서는 2위, GS25는 3위, 미니스톱에서는 6위까지 밀려났다.

1위를 차지한 상품 외에도 판매 상위권에서 PB상품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CU에서는 ‘CU우유(1000ml)’가 일반 상품보다 550원 저렴한 이유로 전체 우유 판매 2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의 PB 스낵 ‘초코별’은 스낵 판매 2위에 오르며 ‘농심 새우깡’과 치열한 선두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GS25가 올해 5월 새롭게 출시한 ‘라벨리 팥빙수’는 아이스크림 성수기인 7~9월 아이스크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불황에는 주류가 잘 팔린다’는 속설도 입증됐다. CU에서는 ‘참이슬후레쉬’가 5위에서 3위로 올랐으며 판매 수량은 전년 대비 22.8% 신장했다. 미니스톱에서는 참이슬 병소주가 공산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것을 비롯해 병소주류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27.3%가 늘어났다. 맥주 매출도 6.3%가 늘어났다. 특히, 수입맥주캔은 전년대비 25.7%가 증가했다. 세븐일레븐과 GS25에서도 참이슬(360ml)과 카스캔(355ml)는 모두 10위권에 들었다.

반면, 일본 방사능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하면서 일본 맥주 판매는 급감했다. GS25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6월~11월) 일본의 대표적인 맥주인 아사히 캔 맥주 매출은 12.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본 맥주가 아닌 외국 브랜드 맥주는 대부분 30% 이상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편의점 베스트 상품 명단에서 홀연히 자취를 감춘 상품도 있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상위권으로 진입했던 에너지 음료. CU의 경우 작년 700% 이상의 폭발적인 매출 신장률을 보이며 7위에 올랐던 핫식스가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다른 편의점에서도 에너지음료는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신 ‘전통의 강자’ 박카스가 세븐일레븐(4위)과 GS25(6위)에서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 음료가 고카페인 논란으로 인기가 떨어진 반면 건강음료 콘셉트의 ‘비타500’은 선전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해 2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비타 500이 올해는 13위로 신규 진입했고, 음료 내 순위도 4위까지 올라섰다.

1~2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소용량 위주로 판매되던 편의점 생수 판매 트렌드에도 변화가 생겼다. GS25에서 PB상품인 ‘함박웃음맑은샘물’(2L)이 올해 전체 상품 판매 순위 2위에 오른 것.

보통 2L짜리 생수는 대형마트에서 주로 판매돼 왔으나 맞벌이 가구나 싱글족 등 1~2인 가구가 가까운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매하는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

또 1~2인 가구의 증가로 전통적으로 용기면이 강세를 보이던 편의점에서 봉지라면의 판매가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2010년까지 73대 27 정도였던 용기면과 봉지면의 판매 비중은 최근 60대 40까지 간격을 좁히고 있다.

이밖에도 간편 조리식과 반찬류 등의 매출도 큰폭으로 증가해 소인 가족 증가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