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母子 보험설계사..`보험은 천직`

by문승관 기자
2006.10.18 15:46:48

교보생명, 정명숙·정제호 母子 설계사 화제
어머니 고객 1000여명...아들이 물려받아

[이데일리 문승관기자] "한 번 인연 맺은 고객은 끝까지 책임진다는 어머니의 약속, 이제 제가 지켜나가야죠."

보험업계에서 `모자(母子)` 설계사가 탄생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교보생명 설계사 정제호 씨와 어머니 정명숙 씨.

교보생명 압구정 브랜치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제호씨는 지난해 8월 교보생명에 입사해 어머니로부터 1000여명의 고객 리스트를 물려받았다.

자매나 형제가 함께 활동하고 있는 경우는 있지만, 어머니의 고객을 아들이 대를 잇는 것은 드물다. 정명숙 씨는 지난 7월 70세의 나이로 은퇴하기 전까지 24년간 교보생명에 설계사로 몸담았다.

정명숙 씨는 남들은 한번도 받기 어려운 보험대상을 세 차례나 수상하고 10년 연속 MDRT회원에 이름을 올리는 등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아왔다.

지난 99년에는 보험업계 최초로 `신지식금융인`에 선정됐으며, 이듬해에는 보험관련 전문 사이버센터를 개설하면서 ISO9002 품질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항상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그를 고객이 믿고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 그의 고객 중에는 자식과 손자까지 3대에 거쳐 고객이 된 가족도 수두룩하다.



이런 정명숙씨에게 고객 리스트는 24년간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보물 1호다.

정명숙씨는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설계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내심 기뻤어요. 점점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을 때 저를 믿고 소중한 자산을 맡긴 고객들을 아무한테나 맡길 수 없잖아요. 그래서 아들에게 대물림 하기로 결정했죠."

정제호씨는 `정해진 길을 가듯` 설계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말한다. 보험영업이 `천직`인 셈이다.

"대학 졸업 후 제조업체 생산 관리직으로 10년 정도 일하다보니 `여기서 내가 할 일은 다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보람되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었죠. 바로 그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어머니의 도움으로 가업을 이을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입사 후 어머니 고객을 찾아 어머니에 이어 자산 관리를 맡아도 좋다는 동의를 얻는데 1년이 걸렸다.

최근 정 씨 모자는 `로열티 마케팅`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에는 정명숙 씨가 24년간 쌓아 온 영업 노하우가 빼곡히 담겨있다. 정 씨는 어머니만큼 고객에게 인정받는 보험설계사로 기억되고 싶어한다.

"어머니는 항상 `바닷물`이 되라고 얘기하세요. 어머니 말씀대로 모든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흘러 바다로 모이듯 마음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으로 고객 한분 한분에게 정성을 다할 것입니다."


▲ 교보생명 모자 설계사인 정제호씨(사진 좌측)와 정명숙씨. 모자가 대를 이어 보험영업을 하고 있어 화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