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탐방)프롬써어티 임광빈 사장

by김세형 기자
2004.02.20 14:04:21

[edaily 김세형기자] "우리나라도 반도체 산업 역사가 20년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장비면에서는 여전히 국산화가 더딥니다. 우리도 역사에 걸맞는 장비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프롬써어티 임광빈 사장은 반도체에 대해 이야기할 때 눈빛이 변하는 사람이다. 사람 좋게 이야기하다가도 반도체 이야기만 나오면 진지해져 눈빛이 초롱초롱해진다. 임 사장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처음에는 레이저 관련 기술을 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기술 습득이 어려워 포기하고 반도체 검사 장비쪽으로 눈을 돌렸다. 삼성전자에 근무할 당시 칩메모리 테스트 엔지니어로 일할 때부터다. 현재 프롬써어티 주력제품으로 자리하고 있는 웨이퍼 검사장비인 웨이퍼번인(WBI, Wafer Burn-in)시스템도 이때부터 토대가 닦여졌다. 지난 92년 지금은 어드밴테스트에 합병된 일본 아시아(ASIA)사(社)가 MB10 이란 웨이퍼번인 초기 제품을 개발할 때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경험으로 함께 작업하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96년 개인회사를 설립, 본격적으로 웨이퍼번인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99년 삼성전자와 WBI 공동 개발 협약을 맺고 삼성전자에 납품할 WBI 개발에 착수했고 2000년 국내 최초로 8인치 웨이퍼용 WBI를 개발해 수입을 대체했다. 지난해엔 현재 주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12인치 웨이퍼용 WBI를 개발, WBI업체로서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가고 있다. WBI는 웨이퍼상태에서 칩의 불량유무를 사전에 빠른 속도로 검사하고 복구 가능성 여부를 판단해 주는 것으로 사실 지난 1960년대 등장했던 개념이라고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90년대 후반에 이를 채택, 현실화됐다. 메인테스트 공정이 바로 뒤따라 배치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중복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나 반도체 소자업체들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생산 공정을 합치거나 줄이는 방식을 채택해 온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피니온 등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수위로 올라선 데에는 WBI가 상당히 기여했다고 임 사장은 설명한다. 현재도 삼성전자만이 WBI를 양산라인에 채택하고 있다. 왜 그럴까. "반도체 소자는 32메가바이트에서 512메가바이트로 또 1기가바이트로 대용량화되는 반면 칩 크기 감소와 12인치 웨이퍼 채택으로 반도체 생산량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인테스트가 정밀 검사를 실행하기에 그리고 후공정 검사공정인 PBI(패키지번인) 역시 칩 하나하나를 순차적으로 검사하기에 칩 생산량이 늘어난 만큼 시간도 많이 걸리게 되죠" "WBI는 PBI와는 달리 일시에 모든 검사를 실행하면서 불량 부분을 찾아내 메인 테스트가 검사하는 시간을 줄여주고 복구 가능성 여부도 판별해 줍니다. 예전엔 조립공정 이후에는 레이저 처리를 통한 복구 가능성이 있다해도 복구가 불가능했었지만 WBI로 복구가 가능해지고 수율도 올라가게 됩니다." 삼성전자가 WBI를 도입, 생산성에서 앞서가자 하이닉스는 물론 인티니온 등의 업체들도 WBI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이닉스는 파일럿트 라인이 있고 외국사들은 연구실 수준에서 WBI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으로 삼성전자는 납품받는 모든 제품에 대해 복수 공급자 체제를 지향하고 있고 현재 디아이를 프롬써어티의 경쟁자로서 키우려 하고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 경쟁사들의 도입 검토는 긍정적이나 삼성전자의 복수 공급자 체제는 위협 요인인 셈. "우리도 삼성전자의 복수 공급 부분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디아이의 제품 출시에 맞춰 저희는 또다른 제품으로 대응할 생각입니다. WBI만으로 계속 사업을 영위해 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올해는 매출 다변화를 위해 해외 수출의 물꼬를 트는 한 해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해외 영업을 위해 외국인을 고문으로 영입했죠. 올해는 우선 일본을 목표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임 사장은 오는 2008년까지 메인 테스터를 개발하는 것을 중기 비젼으로 삼고 있다. 현재 반도체 검사장비의 핵심이랄 수 있는 메인 테스터는 어드밴테스트, 테러다인 등 외국 3개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메인 테스터를 개발, 웨이퍼 검사장비 부문에서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긴 안목을 가지고 지켜봐 주십시오"라며 임 사장은 눈빛을 반짝였다. 그는 코스닥 등록을 하면서 월세에서 전세로 바꿨다고 한다. 또 해외에 나가면 일하느라 세끼중 두끼만 챙겨 먹는 바람에 같이 동행하는 사람이 굶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 해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메인 테스터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그의 열정에 직원들의 기대가 크다. ◇임광빈 대표이사 약력 64년생 86년 홍익대 전자공학과 졸업 86년∼91년 삼성그룹 근무 92년∼ 일본 ASIA사 메모리테스터개발 참여 96년 프롬써어티(개인)회사 설립 98년∼ 프롬써어티 법인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