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플레 둔화 소식에 비트코인 2만6000달러 찍었다
by임유경 기자
2023.03.15 10:59:40
미 2월 CPI 전년 동월 대비 6% 상승, 예상치 부합
연준 공격적인 금리인상 어려울 것이란 기대 확산
SVB 파산 이유로 지난 1년간 가파른 금리인상 지목
CPI 발표 후 비트코인 가격 8% 급등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 소식에 2만6000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이 지난 1년간 가파른 금리인상 때문이라는 지적이 함께 제기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줄었다는 기대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15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비트코인 가격은 2만6500달러를 기록했다.
| 비트코인이 14일 밤 2만6500달러까지 치솟았다.(이미지=코인마켓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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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6%로 집계됐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 상승했다. 직전까지 2만4400달러 선에서 거래되다가 8% 이상 가량 급등한 것이다. 현재는 다시 2만490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이 역시 24시간 전 대비 2% 이상 상승한 것이다.
미국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간) 2월 CPI가 전년 동월보다 6.0% 올랐다고 밝혔다. 전달 6.4%보다 둔화됐고, 2021년 9월 이후 가장 적게 상승한 것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올랐다. 전년 대비와 전월 대비 모두 월스트리트저널 전망치와 일치했다.
CPI가 여전히 6% 밑으로 내려가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대한 실망감도 나왔지만, 연준이 이달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기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SVB 파산을 포함해 중소 은행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데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부담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중소 규모 은행들이 파산한 이유로 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하락이 지목되고 있어서다. 시장은 연준이 이달 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리거나 아예 동결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도 은행 파산에 따른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시나리오까지 기대해 볼 수 있어졌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이상할 것이라고 보고 움직였지만, SVB와 시그니처은행이 파산하면서 이제는 3월 최소한의 금리 인상만 하고 여름에는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빠르게 방향을 바꿨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