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尹 겨냥 "초보라고 양해 안 돼…외교참사 책임 물을 것"

by이상원 기자
2022.09.28 10:43:15

제400회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
"정부 외교 수준 적나라하게 보여줘"
"굴욕적 회동, 국격 훼손…IRA 꺼내지도 못해"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8일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순방 기간 불거진 이른바 ‘비속어 논란’을 ‘외교 참사’로 규정하며 “제1당으로서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총성 없는 전쟁인 외교에 연습은 없다. 초보라는 말로 양해되지 않는 혹독한 실전”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영미 순방은 이 정부의 외교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조문 없는 조문외교, 굴욕적 한일정상 회동은 국격을 훼손했다. 전기차 차별 시정을 위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논의와 한·미 통화스와프는 순방의 핵심 과제였음에도 꺼내지도 못한 의제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오판 하나, 실언 하나로 국익은 훼손되고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국익 우선, 실용 외교의 원칙 아래 경제 영토 확장에 초당적으로 협력하되 국익과 국가 위상 훼손에는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 이번 논란을 ‘자막 조작 사건’으로 규정한 것을 겨냥해 “책임을 국민과 언론, 야당에 뒤집어씌우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안보 기조’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한반도평화를 지키고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펼친다면 언제든지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총풍·북풍사건처럼 안보와 평화를 정략대상으로 삼는 데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미·중 패권 다툼 속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륙과 해양이 부딪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라며 “미국은 대한민국의 유일한 동맹이고 중국은 전략적 협력동반자”라고 칭했다.

그는 이어 “어느 쪽도 경시할 수 없고,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 운신의 폭을 좁힐 이유가 없다”며 “우리가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이 유능한 외교”라고 역설했다.

이 대표는 한·일 관계에 대해선 “역사, 영토주권, 국민의 생명·안전 문제는 단호히 대처하되 경제, 사회, 외교적 교류·협력은 분리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