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제약·바이오 선전…코로나19 백신·치료제 도입 속도
by왕해나 기자
2021.01.17 17:16:39
진단키트 업계, 유례없는 특수 누려
매출 ‘1조 클럽’ 9곳으로 늘어날 듯
코로나19 치료제 R&D 성과 눈 앞에
백신·치료제 생산기지 역할도 확인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산업계가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제약·바이오 업계는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으며 특수를 누렸다. 진단키트 업체들이 2조원이 넘는 수출 실적을 기록하면서 바이오헬스 분야 수출을 이끌었다.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한 덕분에 우리나라는 첫 국산 치료제 도입을 눈 앞에 두게 됐다. 기업가치와 매출 상승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한 제약·바이오사는 9곳으로 전년 대비 1곳 늘었다.
| 씨젠이 수출 중인 코로나19 진단키트.(사진=씨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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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진단키트 업계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1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진단키트 수출액은 21억7400만 달러(약 2조3900억원)로, 2019년 2억5300만 달러(2800억원)보다 9배 가까이 증가했다. 3월 중순 팬데믹 선언 이후 진단키트 수출액은 수직 상승해 12월 3억1000만 달러(3400억원)를 기록했다. 씨젠, 바이오니아, 바디텍메드 등 진단기기 업체들은 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특히 씨젠(096530)은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량 급증으로 2019년 대비 매출이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1조 클럽에 가입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총 9곳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셀트리온(068270), 유한양행(000100), GC녹십자는 매출 1조원을 넘어섰고 종근당(185750), 광동제약(009290), 한미약품(12894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대웅제약(069620), 씨젠 등도 1조 클럽 달성을 눈앞에 뒀다. 해외 시장에서 램시마·허쥬마·트룩시마 등 바이오시밀러 3종이 선전하며 셀트리온이 업계를 통틀어 매출 1위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제약사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연이어 수주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지난해 창사 9년 만에 연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하다.
|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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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일제히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치료제는 1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결실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 코드명 CT-P59)는 지난해 12월29일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조건부 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식약처는 제출자료 요건을 검토하는 예비심사를 거쳐 자료심사와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오는 17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를 열어 렉키로나주의 임상시험 결과를 검증, 최종 심사 결과를 낼 예정이다. 이르면 1월말 조건부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 이외에도 국산 치료제 허가가 대기 중이다. 종근당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이 임상시험에서 치료효과를 나타냈으며 임상결과를 토대로 이달 중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GC녹십자는 혈장치료제의 임상 2상 시험을 마치고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다. 1분기 내 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대웅제약은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3월까지 최종 임상 결과를 낼 계획이다.
코로나19 백신은 국내 SK바이오사이언스와 제넥신(095700), 진원생명과학(011000), 셀리드(299660) 등 4개 회사가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올해 중 임상 1, 2상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국내 도입 절차를 밟고 있다. 식약처는 한국 아스트라제네카가 제출한 코로나19 백신 허가 신청을 받고 제출자료 심사를 진행 중이다. 화이자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은 사전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신속하게 심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이른 시일 내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은 2월말부터 백신 접종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내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생산기지로서의 역할도 확인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CMO 계약에 이어 노바백스 백신의 위탁개발생산(CDMO)도 수주하면서 이미 생산에 돌입했다. GC녹십자의 경우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향후 백신 완제 공정을 위탁 받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미국 일라이 릴리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 계획을 맺고 생산능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품목별로 매출이 줄어들기도 했고 고용도 축소된 측면이 있었다”면서도 “백신과 치료제 위주로 활발한 R&D가 이뤄지고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곳이 늘어나 올해도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