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터필러도 세금 탈루" 美상원, 2.5조원 세금 회피 의혹 제기

by성문재 기자
2014.04.01 11:06:40

수익을 스위스 자회사로 이관해 낮은 세율 적용
"IT기업만의 문제 아냐"..탈세 연 최고 900억달러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세계 최대 건설 및 자원개발 장비업체 캐터필러가 미국에서 2조원이 넘는 거액의 세금을 탈루했다고 미국 상원 조사위원회가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상원 조사위원회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캐터필러가 부품사업에서 거둔 수익을 스위스 자회사로 이관하는 수법으로 총 24억달러(약 2조5470억원)의 세금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칼 레빈 상원의원(미시건)은 “캐터필러는 1999년부터 장부를 조작해 4%의 낮은 스위스 세율을 적용받았다”며 “캐터필러는 수 십억달러의 미국 세금을 사라지게 만드는 마법의 지팡이를 휘둘렀다”고 꼬집었다.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35%의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캐터필러측 세금 로비스트 케네스 키스는 “캐터필러는 지극히 관행적인 미국의 다국적 세금 계획을 따랐을 뿐”이라며 “급진적인 세금 회피 전략이 아닌 매우 일반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기업들이 해외로 수익을 빼돌리는 것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기술기업만의 문제가 아님을 이 보고서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이처럼 수익을 해외로 넘기는 기업들의 세금 회피 전략으로 한해 300억~900억달러에 달하는 세금이 새고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한편 로빈 베런 최고세무책임자(CTO) 등 캐터필러 경영진들과 캐터필러의 세무회계를 맡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임원들은 1일 상원 상설소위원회에 출석해 세금 탈루 의혹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