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야산에 파묻어 전달’…경찰, 마약 유통범 8명 검거

by황병서 기자
2023.09.12 12:00:00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12일 수사 결과 발표
10명 중 8명 검거…중국 국적 총책 등 2명 인터폴 요청
‘필로폰 2.3㎏’·‘합성대마 1355㎖’ 사전에 차단
“마약류 유통 사범에 수사력 집중해 특별단속 실시”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공원 인근 야산에 마약을 묻은 뒤 공범들에게 전달해 전국으로 유통하려 했던 일당 8명이 검거됐다.

공원 인근 야산에 파묻은 마약류.(자료=서울경찰청)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마수대)는 12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피의자 총 10명 중 8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 6명은 구속됐다고 밝혔다. 중국 국적 총책과 미국 국적 밀수입 공범 등 2명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필로폰 2.3㎏, 합성대마 1355㎖를 압수해 국내에 유통되는 것을 차단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은 필로폰 밀수 및 마약류를 국내에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수입책인 미국 국적 남성 A는 올해 2월 국내에 관광비자로 입국해 진공 포장된 필로폰 1.95㎏을 가방 격벽에 은닉해 밀수한 뒤 국내 유통책에 건네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베트남 국적 남성 B는 7월 25일부터 8월 10일 사이 3회 걸쳐 강남구 소재 호텔 등에서 합성대마 3800㎖를 제조해 국내 유통책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국내 유통책 6명은 필로폰 등을 공원 야산 땅속에 묻어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신종 던지기 수법으로 전국에 판매한 마약의 양만 필로폰 310g, 합성대마 약 1355㎖, 대마 87㎏에 이른다.

경찰은 지난 7월 10일 전국 주요 도시에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하는 조직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수도권 일대 현장 CC(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국내 유통책들을 특정해 차례대로 검거했다. 유통책 검거 과정에서 대량의 필로폰이 추가 거래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거래 현장에서 미국인 남성 A씨를 긴급체포하기도 했다.



수사팀이 압수한 마약류.(사진=서울경찰청)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인터폴에 적색수배 요청을 한 중국 국적 총책 C가 중심인 것으로 보고 있다. 검거된 피의자 진술에 따르면 C는 해외에서 텔레그램 등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이용해 마약류 밀수입 범죄를 총괄하면서 막대한 범죄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C는 밀수입 범죄가 발각되지 않기 위해 2021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항공특송화물을 이용해 마약류를 밀수입했다. A는 태국에서 마약 범죄조직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금전 이권 다툼으로 2015년 11월께 파타야에서 두목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태국 경찰에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던 상태다.

국내 유통책들은 짧은 시간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국적 총책 C는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 있는 유통책들에게 접근해 자신의 일을 도와주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 실제 유통책들은 인터넷 도박 빚 7000만원 등이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집중단속과 연계해 밀수입 및 대규모 유통 사범, SNS·가상자산 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사범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 특별단속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하반기 마약류 사범 집중단속을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