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美 대사관에 ‘외교관 차량사고’ 당부…잘 협조키로”

by김미경 기자
2021.11.12 13:57:55

우리측 당국자, 美 차관보 면담 계기 당부
여러 외교루트 통해 미에 우리측 염려 전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주한미국 외교관의 차량사고 후 이탈 논란과 관련해 주한미국대사관 측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측도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적법한 절차(due process)에 따라 긴밀히 잘 협조해나가겠다는 입장을 외교경로를 통해 밝혀왔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어제(11일)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면담시 동행한 대사관 고위급에게 우리 고위급이 동 교통사고를 언급하면서 주한미국대사관이 이 사고와 관련해 잘 처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며 “이는 상당히 높은 급에서 당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외교부는 여러 외교 루트를 통해 미 대사관에 우리 측의 염려를 전달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한 공관 담당 업무 관계자가 미 대사관 측에 연락해 경찰 조사에 잘 협조하기를 요청했다”며 “이 관계자는 대사관 측 관계자와 조속한 면담을 요청해 현재 일정을 맞추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도 정무라인을 통해 동 사고 관련 경찰에 협조를 잘 해 달라고 주한 미대사관 측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5시35분께 주한 미국 외교관(2등 서기관) 등 4명이 타고 있던 차량이 남산 3호터널 인근에서 택시 후면 범퍼를 들이받았으나, 사고 현장에서 내리지 않고 용산 미군기지 3번게이트 인근까지 운전했다. 경찰이 외교관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고 신분 확인을 하려고 했으나 탑승자들은 창문도 열지 않고 음주 측정을 비롯한 모든 조사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전자는 주한미대사관 소속 외교관으로 확인됐으며 동승자 셋은 외교관 1명과 외교관 가족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미 대사관은 전날 “이번 사건과 관련한 언론 보도 내용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해당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는 추가적인 해명을 자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인 입장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뺑소니 여부에 대해 소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