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이번엔 공급 과잉? 올해 생산량 전년대비 9% ‘쑥’
by이명철 기자
2021.10.08 12:06:16
통계청 예상생산량 조사, 341.2만t→382.7만t 증가
재배면적 20년만 늘고 작황 우수해 단위면적 생산량↑
수확기 쌀값 하락 우려…농식품부 15일 수급안정대책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이 전년대비 9%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최근 쌀값은 공급 부족에 따라 크게 오르고 있었지만 생산이 늘어날 경우 다시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지난 8월 31일 부산 강서구 한 논에서 벼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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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382만 7000t으로 전년(350만 700t)대비 9.1%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현백률(현미를 쌀로 환산하는 비율) 92.9%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시중에서 유통하는 현백률인 90.4%를 적용했을 때 쌀 예상 생산량은 같은기간 341만 2000t에서 372만 4000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쌀 생산량은 2015년 433만t에서 2016년 420만t으로 감소한 이후 지난해 351만t까지 5년 연속 감소했다. 통계청 추정대로 생산량이 전년대비 늘어난다면 2015년 이후 7년만에 증가 전환이다.
꾸준히 감소하던 벼 재배면적은 올해 73만 2000ha로 전년(72만 6000ha)대비 0.8%포인트 증가했다. 벼 재배면적이 증가한 것은 2001년(1.0%) 이후 20년만이다.
최근 쌀 가격 상승세와 정부의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 종료로 재배면적 증가했다고 통계청은 풀이했다.
단위면적인 10a(1000㎡)당 예상 생산량은 전년(483kg)대비 8.2% 늘어난 522kg이다. 이는 2018년 524kg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조정 현백률(90.4%) 적용 시 같은기간 470kg에서 508kg로 늘어난다.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늘어난 이유는 작황이 양호했기 때문이다. 가지를 치는 시기엔 분얼기에 적정한 기온과 강수 영향으로 1㎡당 이삭수는 지난해 21.5개에서 올해 22.5개로 늘었다.
낟알이 형성되는 유수 형성 및 수잉기에도 일조시간이 늘고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1㎡당 완전 낟알수는 지난해 2만 8344개에서 올해 3만 725개로 증가했다.
시도별 쌀 예상 생산량은 전남(77만 2000t), 충남(75만 2000t), 전북(59만 9000t) 순으로 많다. 전남 예상 생산량은 전년대비 12.3% 늘어난 수준이다. 예상 생산량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강원(15만 5000t)으로 전년대비 21.3% 증가할 전망이다.
| 연도별 벼 재배면적 및 쌀 생산량 추이. (이미지=통계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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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재배면적 감소와 함께 긴 장마, 태풍 등 이상 기후가 맞물리면서 쌀 생산량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이에 쌀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쌀 20kg 월평균 도매가격은 지난해 9월(5만 1159원) 5만원을 넘은 이후 올해 8월 5만 9012원까지 올랐다.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19.4%나 비싼 수준이다. 8월 쌀 20kg 월평균 소비자가격은 전년동월대비 17.1% 오른 6만 1237원에 시세를 형성했다.
올해는 재배면적이 소폭 늘어나고 작황도 양호하면서 쌀 생산이 늘어나는 만큼 가격도 하락세가 예상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쌀 10월 관측을 통해 2021년산 벼 생육이 전년대비 양호해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수확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쌀 가격이 강세를 보이자 벼 재배 수요도 점차 늘어나면서 지속적인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으로 농가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수확기 수급 상황, 기상 여건 등을 고려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등을 거쳐 이달 15일까지 수확기 쌀 수급안정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