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大기업 1인당 접대비 54만원…화천대유는 '2454만원'

by신중섭 기자
2021.09.29 11:00:00

CXO연구소, 100대기업 2개년 접대비 분석
32곳만 공개…12곳은 접대비 100만원 이상
키움증권 879만원…현대重 2만3000원
화천대유 직원 16명에 3.9억 접대비 지출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100대 기업 가운데 접대비를 공개한 30여 곳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접대비는 54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329180)과 기아(000270)는 직원 1인당 접대비가 2만원대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으며 주로 증권사들이 1인당 수백만원 수준의 접대비를 지출해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화천대유자산관리’의 1인당 접대비는 무려 2454만원으로 100대 기업 평균의 45배 이상에 달했다.

(사진=CXO연구소)
한국CXO연구소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9년~2020년 ‘국내 100대 기업 직원 1인당 접대비 현황 분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상장사 작년 매출액(별도 및 개별 재무제표 기준) 기준 상위 100곳이다. 각 기업별로 사업보고서 등에 접대비 항목의 금액을 별도 공개한 기업에 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직원 1인당 접대비는 해당 기업 접대비 금액에 전체 직원 수로 나눈 값으로 산출했다.

조사 결과, 100대 기업 중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접대비’ 항목의 금액을 명시한 곳은 32곳에 불과했다. 32개 대기업의 접대비 총액은 953억원 수준으로 전년도 956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32곳의 2019·2020년 전체 직원 수는 각각 18만 2404명, 17만 6175명으로, 직원 1인당 평균 접대비 금액은 2019년 52만4100원, 2020년 54만1500원으로 계산됐다.

접대비 지출 상위 10곳 중에는 증권사가 6곳이나 포진됐다. 해당 증권사 6곳 중 미래에셋증권(190억원)과 NH투자증권(117억원)은 100억원을 웃돌았으며 △메리츠증권(77억원) △키움증권(74억원) △유안타증권(31억원) △신영증권(30억원)도 30억원을 상회했다. 비증권사 중에서는 △대상(54억원) △CJ대한통운(48억원) △코오롱인더스트리(45억원) △코오롱글로벌(32억원) 4곳이 포함됐다.

작년 매출이 조(兆) 단위를 넘지만 접대비 금액은 5억원 미만인 곳은 5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3억200만원) △현대미포조선(3억500만원) △현대중공업(3억1000만원) 세 곳은 접대비가 3억원 초반대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에 속했으며 한국항공우주(4억4432만원), 삼천리(4억6300만원)도 지난해 접대비가 5억원 이하였다.



32개 대기업 중 1인당 평균 접대비가 가장 적은 곳은 ‘현대중공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전체 직원 수만 1만 3420명 이상으로 1인당 접대비는 2만 3100원에 불과했다.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기아’ 또한 지난해 접대비 금액 10억원, 전체 직원 수는 3만5400명으로 직원 1인당 접대비는 2만8200원으로 확인됐다.

1인당 접대비가 100만원이 넘는 곳은 32곳 중 12곳(37.5%)이나 됐다. 특히 상위 10곳 중 7곳은 증권사였다.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작년 기준 직원 수 849명에 70억원이 넘는 접대비를 지출, 1인당 879만원의 접대비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1인당 접대비 526만원보다도 350만원 넘게 증가했다. 2위인 ‘메리츠증권’의 작년 1인당 접대비는 538만원으로, 전년도 569만원보다는 소폭 줄었다.

이 밖에 증권사로는 △미래에셋증권(473만원) △신영증권(455만원) △NH투자증권(385만원) △유안타증권(184만원) △한화투자증권(167만원) 등이, 비(非)증권사로는 △SK가스(380만원) △SK네트웍스(155만원) △코오롱인더스트리(117만원)이 상위 10곳에 속했다.

한편 대기업은 아니지만 최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지난해 접대비 금액은 3억9265만원(2019년 3억7874만원)으로, 같은 해 직원 수는 16명(2019년 17명)으로 파악됐다. 3억 9265만원을 16명으로 나눈 직원 1인당 접대비는 2454만원(2019년 2227만 원)으로 작년 100대 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 접대비 54만원보다 무려 45배 이상 높았다. 1인당 접대비가 가장 높은 키움증권보다도 2.8배나 많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과거에는 다수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정기보고서 등에 접대비 금액 등 다양한 비용 항목들을 별도 공개해왔으나 어느 순간 미공개로 전환한 곳이 급증해 상장사들의 정보 공개 의지가 시간이 흐를수록 다소 후퇴하고 있다”며 “향후 사업보고서 등 정기보고서에 공통적으로 필수 기재해야 할 세부 비용 항목에 대한 범위 규정 등을 심도 깊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CXO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