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한정적…ESG가 기업 구조조정 수단 될수도"

by고준혁 기자
2021.06.15 10:48:27

SK증권 분석
테이퍼링에도 정상화까진 시간→금리 인상 구조조정 난망
ESG 채권 1조달러↑→ESG 안 하면 자금 조달 어려워
"ESG와 지속가능성이 이슈가 되는 이유 생각해볼 필요"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ESG(환경·사회·기업구조)가 기업들의 구조조정 수단이 될 수 있단 관측이 나왔다. 금리 인상이 한정적인 상황에서 ESG 기업으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반대급부로 ESG에 빗겨나 있는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힘들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도태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효석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로 구조조정을 하기엔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ESG는 기업의 구조조정 수단이 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전망의 근거는 세 가지다. △금리 인상이 어려워지는 점 △ESG 채권 규모 급증 △대형 운용사 위주의 ESG 펀드 운용 가능성 등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이 하반기로 관측되고 있지만, 테이퍼링은 긴축이 아닌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의미다. 이후 연준이 자산매입을 중단하기까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이는 좀비기업을 구조조정하는 방법인 금리를 인상해 부채 부담을 키우는 방안을 사용하기 어렵게 된다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 세계 ESG 채권 규모는 1조달러까지 증가했고, 올해 1분기 말 그린(Green), 소셜(Social),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 채권규모는 총 4280억달러까지 늘었다. 이는 ESG 등급이 높은 회사가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으로 연결된다. 실제 ESG 가중 (ESG-weighted) 회사채 지수가 ESG가 아닌 채권 지수 성과를 상회하고 있다. 4월 이후 ESG 가중 회사채 스프레드도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시장에서 ESG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 팀장은 “중장기적으로 ESG를 잘하는지에 따라 기업의 자금 조달에 영향을 주면서 이는 구조조정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대형 운용사에 ESG 관련 펀드 운용이 편중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이들의 ESG 운용 규모가 커질수록, 예를 들어 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엔 자금 조달 창구가 줄어들 게 된다.

이 팀장은 “올해 ESG 관련 데이터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지수 사용 비용은 각각 6400억달러와 3억달러로 2014년 말 대비 각각 3.6배, 12배 급증했는데, 문제는 이러한 비용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운용사에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며 “ESG와 함께 지속가능성이 이슈가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