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드존슨, 美공장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1500만회분 폐기
by방성훈 기자
2021.04.01 10:17:03
J&J·AZ 백신 함께 생산하는 공장서 성분 뒤섞여
“품질기준 충족 못해…5월까지 1억회분 공급엔 차질 없어”
美FDA, 사고 발생 경위 등 조사 착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J&J)이 미국에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1500만회분의 물량을 폐기했다. 위탁생산을 맡긴 한 공장에서 다른 제약회사의 백신과 성분을 혼합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자사와 계약한 제조업체에서 신규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중, 한 제조 단위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며 “제조 초기 단계 품질 검사에서 이를 확인해 제조 과정의 마지막 단계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은 품질 저하 성격 또는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백신 물량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NYT는 1500만회분의 백신이 폐기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존슨앤드존슨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을 위탁 생산하는 미 볼티모어의 한 공장에서 실수로 양사 백신 성분을 혼합하는 사고가 일어났다”며 “이 공장은 두 제약사의 협력사인 이머전트 바이오솔루션스가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미 식품의약국(FDA)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FDA는 현재 문제가 발생한 공장의 생산 라인에서 제조되는 백신에 대해서는 승인을 보류한 상태이며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당초 볼티모어 공장은 다음달부터 미국에 공급하기 위한 수천만회분의 존슨앤드존슨 백신을 생산할 방침이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아직 미국에서는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이번 사고로 폐기된 물량은 존슨앤드존슨이 미 정부에 공급하기로 했던 물량의 15%에 해당한다. 앞서 존슨앤드존슨은 3월 말까지 2000만회분, 4월엔 추가로 2400만회분, 그리고 5월 말까지 총 1억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대해 존슨앤드존슨은 “5월 말까지 미국 내 1억회분의 백신을 보급하겠다는 당초 계획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현재 미국에 유통되고 있는 백신은 네덜란드에서 생산된 물량이어서 품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존슨앤드존슨의 백신은 지난달 말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으며, 미국에선 화이자, 모더나에 이어 세 번째다. 다른 백신들과 달리 1회 접종만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냉동 보관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NYT는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줄 것이란 기대를 모았으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당혹스러운 상황이 됐다”면서도 “미 정부는 5월 말까지 모든 성인에게 투약할 백신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