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시국선언 교사 징계" 공문 발송..논란 확산

by박보희 기자
2014.05.15 12:41:41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교육부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을 선언한 교사 43명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15일 서울 서대문구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시국선언을 한지 이틀도 안돼서 교사 43명에게 징계 협박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선언도 앞서 시국선언을 한 43명 교사들과 같은 목소리다. 이들이 전교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어떤 불이익이나 탄압이 없도록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전교조는 1만5853명의 교사들이 실명으로 참여한 ‘세월호 참극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교사 선언’을 했다.

이들 교사 43명은 지난 13일 청와대 게시판에 ‘아이들, 그리고 국민을 버린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서는 교사 선언’이라는 제목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글을 올렸다. 이들은 선언을 통해 “사람의 생명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자본의 탐욕을 저지하고 무능과 무책임 몰염치 기만과 교만에 가득 찬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들이 청와대 게시판에 글을 올린지 하루만인 지난 14일 징계절차에 돌입했다. 각 시도교육청에 ‘위법한 교사선언 관련자에 대한 조치사항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공문을 보내 “교사 선언에 참여한 교원을 확인하고 징계처분, 형사고발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학교명과 직급, 성명 등 참여 교원 명단과 참여 경위 등을 조사해 오는 20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교사들의 징계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위반을 들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측은 “국가공무원법은 국공립대 교수에게도 해당된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국공립대 교수들에 대한 징계는 없었다. 교수에게는 정치적 표현과 정당가입, 선거운동 모두를 허용하면서 초·중등 교원만 징계를 하는 것은 교수와 교사에 대한 차별이고, 정부가 징계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며 교원 탄압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교사 선언을 한 것이 아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말을 한 것인데 여기에 정치적 중립성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는 것이 최소한의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대통령의 퇴진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심을 보이고 책임질 것은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 만약 할 수 없다면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 책임질 수 없다면 국민의 대표 자리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