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보경 기자
2011.05.19 12:12:53
증권사 금감원 출신 감사 선임 사례 나오자..당국 의중 뭐냐 `답답`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보험사들이 주주총회를 한달 남짓 남겨놓고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에 대한 감사 선임 기준을 정하지 못해 '눈치보기'가 계속되고 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조만간 감사 임기가 끝나 다음달 열리는 주총에서 새로 감사를 선임해야 할 보험사는 신한생명, 알리안츠생명, 푸르덴셜생명, 우리아비바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그린손해보험(000470), 하이카다이렉트, 서울보증보험, PCA생명 등 총 10곳이다.
특히 신한생명, 알리안츠생명, 흥국생명, PCA생명 등 4개사는 금감원 출신 감사가 재직중이어서 고민이 깊다.
금감원이 '금융회사에 금감원 출신 직원들을 감사로 보내지 않겠다'는 쇄신안을 내놓은 이달 초만 해도 금감원 출신 인사를 배제한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후 '회사가 전문성을 따져서 금감원 출신을 선임하는 것까지는 막지 않는다'는 얘기가 당국을 통해 흘러나오고 같은 고민을 하던 증권사에서 금감원 출신 감사를 선임하는 사례가 나오자 분위기는 바뀌었다. 보험사들이 '무조건적인 배제는 아니고 어떤 기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는 배경이다.
여기에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상근감사 제도를 아예 폐지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더욱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신한생명의 경우 현 금감원 출신 감사가 지난해 한 차례 연임했기 때문에 연임은 관례상 불가능하다. 나머지 3개 보험사는 첫 임기가 다한 것이어서 '금감원 출신을 배제한다'는 기준만 없다면 1~2년간 연임도 가능한 상황이다. 보험사는 상근 감사가 1~2년 더 연임하는 게 관례로 돼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감사들이 임기가 아직 몇개월씩 남아있고 당국의 의중이 확실히 전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가 먼저 금감원 출신의 연임이 가능하다 못하다 먼저 말하기는 어려운 입장"이라며 "감사 스스로 고사할 것인지 아닌지 입장을 먼저 정해야 회사도 결정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보험업계에는 이들 회사 외에도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000370), 롯데손해보험, 삼성화재(000810), 현대해상(001450), LIG손해보험(002550), 에르고다음다이렉트, 코리안리에 임기가 남은 금감원 출신 감사가 포진하고 있어 이번 주총 결과와 금융당국의 최종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반면 비금감원 출신 감사가 재직중인 나머지 보험사들은 감사 선임이 비교적 순조롭다. 내부 출신이 감사를 맡고 있는 푸르덴셜생명과 한은 출신이 감사로 재직중인 미래에셋생명 등은 이번에도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나머지 보험사들은 아직 감사 연임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감사를 새로 선임하게 되더라도 금감원 출신은 배제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