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미영 기자
2008.06.09 15:56:44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코스피 시장이 유가 폭등 여파로 1800선까지 수직낙하했다. 한때 1780선까지 물러서는 등 고유가 충격파에 휘청거렸다.
연휴 사이 국제 유가가 하루만에 10달러이상 폭등하며 사상최고치를 경신, 글로벌 증시 전반을 다시 유가 공포에 빠뜨렸다. 미국 증시 급락에 이어 아시아 증시 전반이 유가 악재에 시달려 일본 증시는 2% 이상, 대만 증시 역시 2%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했다.
코스피도 예외는 아니었다. 장초반부터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면서 1800선을 일찌감치 내줬다. 외국인은 여지없이 현선물을 동반매도해 악재 위력을 실감케 했다.
다만, 오후로 갈수록 충격은 다소 경감됐다. 투신을 제외한 기관과 개인이 저가매수에 치중하면서 지수 방어에 나서 1800선에서의 지지력을 제공했다. 여타 아시아 증시도 낙폭이 확대되지 않도록 안간힘을 썼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가 악재 반영이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도 1700선 중반을 지지선으로 설정했고, 일부에서는 증시 하락을 이용해 저가매수에 나설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코스피도 일중저점 대비 20포인트 이상의 낙폭을 만회하면서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고유가 피해주와 수혜주의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9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23.35포인트, 1.27% 하락한 1808.96에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6일 1800포인트대를 기록한 후 보름여만에 최저치다.
외국인이 1714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18억원과 262억원을 순매수했다. 다만, 기관 투자자 가운데 투신만 홀로 1708억원 순매도를 기록, 추가적인 지수 반등을 지속적으로 제한했다. 프로그램 매물도 1336억원이 순수하게 출회됐다.
업종별 지수도 대부분 부진했다. 고유가 직격탄으로 운수창고업종이 3% 이상 빠졌고, 전기전자와 전기가스, 은행, 금융업종도 2%대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건설업종이 1%대의 상승세로 홀로 선방했고, 기계와 철강금속, 의약품도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
대형주도 하락 일색이었다. 삼성전자(005930)가 3.24%나 급락, 68만원대까지 밀렸고, LG전자도 3.93% 하락하면서 대형IT주들이 고전했다. 하이닉스가 0.48% 상승세를 타는데 그쳤다.
신한지주와 국민은행 등 대형은행주들의 낙폭도 컸고, SK텔레콤과 한국전력도 2% 안팎의 하락세를 탔다. 한국전력의 경우 최근 정부가 유가인상으로 인한 투자적자를 보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주말에 발표된 고유가 대책으로 공공요금 인상이 더욱 힘들어지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비슷한 연유로 한국가스공사도 2.8%나 하락했다.
반면, POSCO(005490)는 시총 10위권내 종목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상승했다. 하반기 철강가 인상 예상이 제한적이나마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두산중공업도 1%대의 강세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고, 동양제철화학 역시 1%대의 상승률을 기록해 돋보였다.
LG화학 등 고유가 수혜주들도 빛을 봤다. LG화학의 경우 하이브리드카용 배터리 생산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해외자원개발주로 꼽히며 1% 이상 상승했고, 삼화콘덴서, 삼화전기, 삼화전자, 한국기술산업도 고유가 수혜종목으로 거론되면서 상한가에 진입했다.
반대로 대한항공은 4.81%, 아시아나항공은 3.86% 빠졌고, 대한해운은 6%, 한진해운은 2.74% 급락하는 등 항공해운주들은 유가 충격에 맥을 못췄다.
이밖에 건설주은 대부분 상승세를 타며 주목받았다. GS건설이 8일만에, 현대건설이 5일만에 반등하는 등 최근 낙폭과대가 부각된 양상이다.
평화산업에서 인적분할된 파브코가 재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상승종목은 11개의 상한가를 포함, 225개였으며, 하락 종목 583개 가운데 5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거래량은 4억2573만주, 거래대금은 1조2244억원으로 지난주말보다 더 부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