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성 기자
2005.02.25 15:19:36
후계구도·3세경영 본격화..정사장 그룹내 입지 대폭 강화
사위 신성재씨, 조카 정일선씨 사장 승진..친정체제 강화
정사장 후계지분구도 구축, 경영능력 증명 `최대 숙제`
[edaily 김기성기자] 재계 3위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35)기아차 부사장이 사장으로 전격 승진한 것은 본격적인 대권승계 작업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 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건설업체 엠코, 물류업체 글로비스, 카오디오업체 본텍 등 3개 비상장사의 몸집불리기도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여서 더욱 주목된다.
정 사장은 이번 승진으로 명실공히 후계자로써 경영 전면에 나서 그룹내 입지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진행해 왔던 경영수업기간이 사실상 끝났음을 의미한다. 또 정 사장이 아직 그룹을 통제할 만한 지분을 갖고 있지 못한 만큼 실질적 경영권을 넘겨받기 위한 `묘수짜기`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경영수업 종료-대권승계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와 함께 재계의 대표적인 3세 경영인으로 꼽히는 정 사장은 지난 99년12월 현대차 구매담당 이사로 입사한 이후 구매, 기획, 마케팅, 영업, 애프터서비스 등 핵심 사업부를 두루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지난 94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이어 9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경영대학원 MBA를 마치고 곧바로 일본 이토추상사 뉴욕지사에서 2년동안 근무하면서 국제감각도 키웠다.
그룹 후계자의 자격으로 일련의 경영수업을 받아왔던 정 사장의 위상은 2003년 기아차 기획총괄 부사장을 맡으면서부터 급격히 높아졌다. 정 사장은 지난해 2월 소형차인 `모닝` 출시를 사실상 총괄하고 슬로바키아 부지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등 국내외 굵직한 현안을 무리없이 소화했다. 국내외 공장을 일주일에 한번 꼴로 찾는 등 남다른 현장챙기기에 나서면서 부친인 정 회장과 닮은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기아차(000270)의 품질과 브랜드를 현대차(005380)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현대차그룹이 오는 2010년 세계 5위의 자동차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며 `기아차 부활`을 위해 매진했던 것이 그룹 안팎에서 비교적 후한 점수로 이어졌던 것이다.
`경영수업의 사실상 종료`을 의미하는 이번 사장 승진은 이같은 평가가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정 사장이 최근 갑작스레 세차례에 걸쳐 기아차 주식 총 350만주(1.01%)를 매입한 것은 사장 승진의 전주곡이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의 향후 역할과 입지는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현안은 물론 미국 앨라배마 공장 준공, 인도 제2공장 착공, 중국 제2공장 준공, 슬로바키아공장 준공 등 즐비한 해외 현안에 대해서도 부친인 정 회장을 보필하면서 주도하는 역할이 주어질 전망이다.
◇엠코, 글로비스, 본텍에 쏠린 `비상한 관심`
정 사장은 기아차 뿐 아니라 엠코(25%), 글로비스(34%), 본텍(30%) 등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사로 활동 반경을 이미 넓혔다. 정 사장은 지난주 인천의 엠코 모델하우스를 직접 방문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엠코는 내달 인천 부평 삼산지구 1만2000여평 부지에 `엠코타운` 아파트 708가구를 분양하면서 주택사업에 진출한다. 궁극적으로 전장사업을 일원화할 주체인 본텍과 연관되는 전장부품업체 현대오토넷 인수작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