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서 발견된 영아 시신…살해범 긴급체포

by김민정 기자
2024.02.08 10:25:05

"경제적 문제..양육할 형편 안 돼 범행 저질러"
영아유기·영아살해죄 폐지..형법 개정안 9일부터 시행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경기 화성시 제부도에서 포대기에 싸여 사망한 채 발견된 영아 살해범이 붙잡혔다.

8일 화성서부경찰서는 영아 살해 혐의로 40대 남성 A씨와 30대 여성 B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씨 등은 지난해 12월 29일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남자 아기를 출산했다. 이후 이들은 살아 있는 아기를 차 트렁크 안에 방치했고, 지난달 21일 아기가 사망하자 제부도의 한 풀숲에 아기를 포대기에 싸서 유기했다.

앞서 지난 6일 산책 중이던 한 시민이 화성시 서신면 제부리의 한 풀숲에서 영아 시신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갓 태어난 영아로 보이는 시신은 눈으로 보이는 외상은 없었고 부패 정도도 심하지 않은 상태였다. 숨진 영아의 몸에는 탯줄이 잘리지 않은 채 그대로 붙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경찰은 누군가 아이를 풀숲에 유기한 것으로 보고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수사에 돌입했으며, 지난 7일 오후 6시 19분께 용인 김량장동의 한 모텔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A씨와 B씨는 부부사이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양육할 형편이 안돼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경찰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지난해 출생 미신고된 영아의 유기, 사망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영아유기·영아살해죄를 폐지하고 일반 살인·유기죄를 적용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영아 살해시 일반 살인범죄 형량처럼 5년 이상 징역이나 최대 사형이 선고된다. 유기도 기존 2년 이하에서 3년 이하로 형량이 늘어난다. 개정안은 오는 9일부터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