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최대 50만명 추가 동원 검토…개전 이후 최대 규모

by방성훈 기자
2023.12.20 10:53:40

젤렌스키 "軍지도부, 45만~50만 추가 동원 요청"
"정부·의회가 논의할 것…확정시 외국 재정지원 필요"
美·EU 추가 지원 중단 우려엔 "받을 것으로 확신"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선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 50만명의 추가 병력을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전쟁 개시 이후 최대 규모로 그만큼 전황이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이우에서 올해 전쟁 상황을 점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군 지도부로부터 45만~50만명의 추가 병력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아직 최종 결정에는 이르지 않았다.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정부와 의회가 요청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추가 병력 동원에는 소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젊은층이 징병을 기피하는 데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와 정권 유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하며 사상자가 늘어났고, 반면 우크라이나군의 병원 수는 줄어 추가 동원이 불가피해졌다.



현실화하면 지난해 2월 개전 이후 최대 규모 동원이 될 전망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극도로 심각한 규모”라며 “추가 병력을 동원하게 된다면 외국(동맹국)으로부터 추가적인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군사지원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미국이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으로 굳게 믿고 있으며, EU와의 관계에도 감사하고 있다”며 “미국과 EU 등으로부터 중요한 재정지원을 계속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올해 전장에서 아무 것도 달성하지 못했다. 패배가 우려되는 상황은 없다”고 덧붙였다.

전쟁이 2년 가까이 교착상태를 지속하자 미국과 EU 정치권에선 추가 지원에 회의적인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이를 의식한 듯 군사지원이 낭비가 되지 않을 것임을 부각한 것이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기 위한 패트리엇 대공 미사일 시스템이 이번 겨울 추가 배치될 것”이라며 “규모는 공개하지 않겠지만 최근 동맹국들과 만나며 얻은 중요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한국 23억달러, 벨기에 17억달러, 프랑스 20억달러 등 우리를 존중하고 우리와 특별한 관계를 맺은 나라들로부터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는 직접 각국을 방문한 결과”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외에도 전쟁이 언제 끝날 것인지 묻는 질문엔 “알 수 없다”면서도 “회복력을 잃지 않으면 전쟁을 더 빨리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