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렸던 사람 우울증·수면장애 생길 위험 더 높다”

by장영은 기자
2022.02.18 11:18:12

미국서 코로나19 확진자 15만명 경과 추적한 연구
코로나19 감염 후 몇달 내 정신건강에 문제 생길 위험↑
건망증 시달릴 가능성 80%↑·약물중독 가능성도 2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은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가 신체적인 부작용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재향군인 관리국(VHA)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코로나19 확진자 15만4000명의 경과를 추적한 결과 코로나19 감염 후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내용의 논문이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한 사람들의 첫해 경험을 감염되지 않은 대조군과 비교했다. 감염되기 전 2년 동안 정신건강상의 문제로 진단을 받거나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는 사람들은 제외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를 앓았던 사람들은 감염된 적이 없던 대조군에 비해 우울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39%, 불안장애 진단을 받을 가능성은 35% 더 높았다. 스트레스 조절 장애에 걸릴 가능성은 38%, 수면 장애진단을 받을 가능성은 41% 각각 높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들은 항우울제를 복용할 확률은 55%, 항불안제를 복용할 확률은 65% 높았다.

또 코로나19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건망증 등의 인지적 문제에 시달릴 가능성은 80% 높았고, 알코올 중독을 포함한 각종 약물에 중독될 가능성도 20% 이상 높았다.



연구원들은 감염시 증상이 더 심하고 질병에 걸린 기간 동안 병원에 입원했던 경우에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폴 해리슨 옥스퍼드대 정신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코로나19 확진 후 몇달 내 정신적 문제가 발생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코로나19가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진자 중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는 소수라고 NYT는 덧붙였다.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던 사람에 비해 정신건강상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연구 대상자 중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는 전체의 4.4~5.6%였다.

뉴욕 프레스비테리안 컬럼비아 대학 의료 센터의 정신의학과 부교수인 마우라 볼드리니 박사는 정신적인 문제는 유전적 요인과 질병을 유발하는 심리적 스트레스 등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대상자의 4분의 3이 평균연령 63세의 백인 남성이었기 때문에 이번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NY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