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스마트폰 시대 온다‥치열한 물밑 백병전

by안승찬 기자
2012.03.12 14:51:20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보급형 스마트폰의 원년'을 대비한 기업들의 물밑 준비가 한창이다. 겉으론 '세계 최고, 세계 최초' 제품을 내세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보급형 제품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올해부터 보급형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을 잡는 기업이 스마트폰 시장 전체를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12일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30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2억3040만대에서 올해 3억8260만대로 66%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0달러 이하의 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8600만대에서 1억9100만대로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고 SA는 예상했다.

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분류되는 300달러 이상 제품은 지난해 2억5090만대에서 올해 2억4120만대로 오히려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프리미엄 제품 비중도 올해는 39% 수준으로 축소된다. 스마트폰 시장이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모두 프리미엄 제품만 생각했지만, 시장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며 "실제로 유통사업자가 제조업체와 계약할 때 가장 관심을 두는 부분은 보급형 스마트폰의 경쟁력"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보급형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간 '갤럭시S2', '갤럭시노트' 등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 삼성전자(005930)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보급형 제품 확대에 나선다.

▲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미니2`(왼쪽)와 LG전자의 `L3`(오른쪽)

삼성의 전략은 '보급형 제품의 업그레이드'다. 차기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에이스2'와 '갤럭시 미니2'에 800메가헤르츠(MHz)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장착해 하드웨어에서 차별화를 이뤘다.

LG전자(066570)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었다. LG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인 'L 시리즈' 모두에 'L-스타일'이라는 LG 특유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L-스타일은 전면이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플로팅 매스 기술'과 모서리각을 강조한 사각형, 가죽 질감의 뒷면 커버 등을 특징으로 한다. LG전자는 100달러 미만의 초저가 스마트폰도 준비 중이다.

인텔도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다. PC 시대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악했던 인텔은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퀄컴 등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상황. 인텔은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인텔은 복잡한 기능을 뺀 보급형 스마트폰용 AP를 개발했다. 레노버, ZTE, 라바인터내셔널 등 중국과 인도업체와 제휴해 이들 신흥시장에서 인텔칩을 탑재한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