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재만 기자
2010.02.12 15:05:00
전 거래일 대비 사실상 24.4% 급락
"M&A 기대감 약화+물량 부담탓"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쌍용차(003620) `대박의 꿈`이 산산조각났다.
감자와 출자 전환으로 두달 가까이 매매 정지됐던 쌍용차는 설 연휴 하루전이자 재거래 첫날인 12일 끝내 24.4% 급락했다.
쌍용차는 전 거래일 주가에 감자 등을 반영한 평가가격(2만2500원)보다 15.55% 낮은 1만90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10.53% 더 내린 1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쌍용차는 회생계획안 강제 인가 뒤 사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다 거래 정지됐고, 이후 다시 급락했다. 회생계획안 인가 뒤 주식을 산 투자자는 총 53.47%의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사실 이날 주가 움직임은 개인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개인투자자들은 쌍용차 거래 정지 기간동안 피인수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거래 재개 직후 급등할 것이란 기대감을 품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기업이나 삼성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할 것으로 기대했다. M&A 관련 소식이 보도될때마다 관련 뉴스를 증권포털이나 관련 카페에 퍼날랐고, 일희일비했다.
하지만 두달동안 그럴듯한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일부 주주들은 실망 매물을 쏟아냈고 주가는 하염 없이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채권단 물량은 보호예수되는만큼 오늘 나오는 매물은 모두 개인투자자들의 것"이라며 "우리(개인투자자)가 팔지 말아야 우리가 산다"고 투자자들을 독려했지만, 이들의 손절매를 막을 수 없었다.
출자 전환 물량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쌍용차측에 따르면 채권단의 출자전환 규모는 대략 3800억원. 이 물량이 모두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덩치 부담`이 커졌다.
실제 쌍용차의 현 시가총액은 예전 경영 정상화 시절보다 훨씬 큼은 물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SKC(011790), 아시아나항공(020560), LS네트웍스(000680) 등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종가 기준 쌍용차의 시가총액은 614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46위 수준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물량은 보호예수되지만, 물량 압박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손절매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M&A 일정이 명확해져야 반등의 실마리가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한 소액주주는 "두달이나 버텼는데 20%가 넘는 손실이라 설 기분이 전혀 나지 않는다"면서 "어서 빨리 대기업에 피인수돼 손실이 만회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