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부회장·사장 없었다…현대차, 정의선 직할체제 강화

by신민준 기자
2021.12.17 11:53:00

17일 2021하반기 정기 임원인사 실시
윤여철·하언태 등 사장단 6명 퇴임…부회장·사장 승진 ''0''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직할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취임 2년차를 맞아 진행된 정기 인사에서 부회장과 사장 총 6명이 퇴임했지만 신규 부회장과 사장 승진은 없었다. 정 회장이 그룹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17일 2021년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윤여철 부회장을 비롯해 이원희·이광국·하언태 사장을 각각 고문으로 선임했다.

특히 정몽구 명예회장의 마지막 가신으로 불리는 윤 부회장 퇴임으로 오너 일가인 정태영 부회장을 제외하고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 임명된 부회장은 모두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윤 부회장이 담당했던 노무조정 역할은 정상빈 부사장 정책개발실장(전무)이 담당한다. 이원희 담당 사장의 역할은 정준철 부사장(제조솔루션본부장)과 박홍재 부사장(경영혁신본부장) 이 각각 나눠서 한다. 이광국 사장(중국사업총괄)의 역할은 이혁준 전무(HMGC총경리)가 맡는다. 하언태 사장의 국내생산담당 총괄 역할은 이동석 부사장(생산지원담당)이 담당하게 된다.



디자인경영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도 일선에서 물러나 각각 담당분야의 어드바이저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규 임원 203명 선임하면서 사상 최대 발탁 인사를 실시한데도 불구하고 부회장과 사장단 인사가 없었다. 이는 신규 임원 폭을 넓혀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는 동시에 신규 임원 간 무한 경쟁을 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정 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직할체제를 강화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리더십 강화 측면에서 중간에 부회장을 두기보단 회장에게 모든 권한이 집중되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회장은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을 때부터 주요 사업과 재무, 전략 등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또 정 회장의 워낙 소통에 익숙한 젊은 총수이기 때문에 취임 첫 해인 작년에 단행한 사장단 인사로 충분하다는 판단도 녹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임직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등 유연한 조직문화 정착에 주력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일반 직원들에게도 직접 이메일을 보내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