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빅딜'로 웃는 롯데케미칼, 업계 1위 LG화학 추월할까

by성문재 기자
2016.01.17 16:02:18

작년 영업익 1조5740억원 예상..이익률 13.4%
삼성 화학사 인수 통해 LG화학 추월 가능성
포트폴리오 다변화·수직계열화 강화 등 장점

롯데케미칼과 LG화학 연간 영업이익 추이 비교(단위: 억원, 자료: 각사)
*2015년의 경우 4분기 실적은 증권업계 실적 컨센서스를 반영해 합산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올해 상반기 완료될 삼성 화학사 인수를 발판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지 주목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저유가의 수혜를 입으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되면서 화학업계 영업이익 1위 LG화학(051910)을 추월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롯데케미칼의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으로 NCC(나프타분해센터)에 투입되는 원재료인 나프타(Naphtha) 가격이 하향 안정화한 가운데 에틸렌 제품 수급상황은 타이트하게 유지됐고 가공업체들은 높은 가동률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됐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2조7154억원, 영업이익 2829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405% 증가한 수치다.

이를 지난해 1~3분기 누적 실적과 합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조7758억원, 1조5740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률은 13.4%다. 2014년(2.4%)보다 1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국내 주요 화학사는 대부분 지난해 이익률은 개선됐지만 유가 하락 여파에 매출이 줄어든 것은 고민거리다. 롯데케미칼로서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될 삼성SDI(006400) 케미칼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004000) 인수를 통해 몸집 경쟁에서 힘을 키울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고부가 화학제품에 강점을 갖고 있는 삼성 화학계열사를 인수함으로써 그동안 에틸렌 위주 원료 사업에 집중돼있던 제품군을 고부가 합성수지 제품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롯데케미칼의 프로필렌, 스타이렌모노머(SM), 부타디엔은 삼성정밀화학 ECH 부문과 삼성SDI 케미칼부문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인공 대리석의 원재료라는 점에서 수직계열화가 강화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삼성SDI 케미칼사업부문이 지난해 1~3분기 161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을 감안해 롯데케미칼과 단순 합산하면 LG화학의 작년 영업이익 전망치 1조8653억원을 바짝 따라붙게 된다.

다만 3조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이 롯데케미칼의 부채 부담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롯데케미칼은 삼성 화학사 인수 결정에 앞서 북미지역 에탄크래커 합작법인 및 에틸렌글리콜(EG) 설비투자에 오는 2018년까지 2조9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재무부담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가치 증대를 위해 필요한 투자로 보인다”며 “롯데케미칼은 현금성 자산이 총차입금보다 많은데다 2조원에 달하는 연간 예상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를 감안하면 자금 조달에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