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대박 상품 비결..‘스토리텔링’의 힘

by장영은 기자
2012.11.06 13:50:01

소비자와 공감 중시..에피소드 등 강조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상품이 아니라 이야기를 팔아라”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를 앞세운 상품들은 가격과 상관없이 날개 돋친 듯 팔려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상품은 ‘정말 싸다’, ‘지금 안사면 후회한다’는 식의 설득과 강권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상품이 나온 배경이나 에피소드 등을 설명해주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이른바 ‘스토리 텔링’ 마케팅이 뜨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홈쇼핑의 경우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사용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3주년을 받은 CJ오쇼핑의 ‘셀렙샵’은 첫 방송 이후 약 320개의 상품을 선보이고 누적 매출 1300억 원을 올렸다.
연간 200억원 이상의 취급고를 기록하는 CJ오쇼핑의 대표 패션 프로그램 ‘셀렙샵’은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를 이야기꾼으로 초빙했다.

정씨는 상품 설명 뿐 아니라 제품의 코디 비법과 상황에 따른 다양한 스타일링 팁, 패션에 대한 최신정보와 트렌드 등에 대한 정보를 조근조근 이야기해준다. 여기에 정윤기씨가 직접 연예인에게 해당 상품을 코디해줬던 에피소드까지 어우러져 방송에 대한 집중도와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이러한 몰입은 자연스럽게 매출로 직결됐다. CJ오쇼핑은 지난 3일 진행한 셀렙샵 3주년 특집 방송에서 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GS샵도 최근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씨를 영입해 같은 포맷의 패션 전문 방송 ‘더컬렉션’을 론칭했다. 지난달 27일 첫방송에서는 40만원 가까이 하는 가죽재킷이 40분 동안 거의 매진 되며 6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주에도 70분 방송으로 6억5000만원어치를 팔았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요즘엔 불황의 늪으로 경제가 빠지면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싸늘한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 수록 감성적이면서도 비상업적인 스토리를 가진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인기 광고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피로회복제 박카스의 경우 “대한민국에서 000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광고에서는 회사 생활이 힘든 직장인→ 직장인이 부러운 백수→ 백수가 부러운 군인→ 군생활이 끝나면 군인이 부러운 직장인을 순서대로 보여준다. 결국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 모두가 저마다 힘들다는 것을 이야기로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제품의 기능과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각인시킨다.

이밖에도 에너지음료 ‘핫식스’의 광고는 주 구매층인 젊은층을 겨냥해 ‘젊은 사람들이 바쁜 일상에서 하기 쉬운 순간의 실수‘를 이야기 구조로 풀어낸다. 감자 스낵 ‘오감자’의 광고에선 ‘오감자가 필요한 순간’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엮었다.

이런 광고들은 각종 패러디를 낳는 등 누리꾼들 사이에선 일부러 찾아서 보는 광고로 꼽히고 있다.

박카스 광고의 제작사인 제일기획 관계자는 “제품의 스펙만 이야기 하는 정보 위주의 광고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광고가 감정이입이 잘 되고 잘 기억된다”며 “최근 불황인 만큼 스토리텔링 식의 광고가 감성적으로 더 호소력이 있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