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달에는..` 러브레터 쓰는 증권사 사장님

by김경민 기자
2011.09.15 14:41:24

임일수 한화證 사장, 매달 직원에 이메일 써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한화증권(003530)의 임일수 사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작년 6월 인수한 푸르덴셜투자증권의 합병 관련 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해 수익성 부문을 챙기기에도 여념이 없다.

이런 와중에 임 사장이 매달 초 꼭 챙기는 것이 있다. 바로 임직원들에게 쓰는 `CEO 메시지`다. 지난 4월 취임한 이후 단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매월 전 직원에 이메일을 쓰고 있다. 물론 직접 쓰는 이메일이다.

임 사장이 이메일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소통` 때문이다. 한화증권과 푸르덴셜투자증권과의 통합 과정에서 직원들이 잘못 이해할 수 있는 여지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리고 취임 직후 내놓은 `2015년 탑 5 증권사로의 도약`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전 임직원이 같은 마음으로 뛰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그는 "경영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을 관리하는 것"이라면서 "합병을 위해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더 이해를 돕고 직원들과 제대로 소통하기 위해 매달 이메일을 쓰고 있다. 소통이야말로 조직을 움직이면서 성과를 내게 하는 가장 긍정적인 힘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취임 직후였던 지난 4월 `2015년 탑 5`라는 목표를 제시한 그는 이메일을 통해 "많은 사람이 꿈을 그저 꿈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꿈이 없이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면서 "한화증권인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갈 때 꿈은 우리의 밝은 미래이자 현실이 된다"면서 같은 목표를 향해 갈 것을 독려했다.



5월에는 천수답이라 할 만큼 전적으로 시장 상황에 의존해왔던 과거 증권업계의 구조에 대한 지적과 함께 자산관리시장으로 변화될 미래에 대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고, 6월에는 올해 말 성공적으로 통합이 이뤄지리라고 얘기했다. 8월 휴가철에는 시장 분위기가 어렵지만, 여름휴가는 멋지게 보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 `7월 CEO 메시지` 일부
7월에는 이례적으로 이메일을 두 번 썼다. 7월22일 조직개편이 단행됐기 때문이다.
 
부문별 개편 내용과 취지를 A4 용지 세 장에 빼곡히 담아 보냈다.
 
조직원이 개편의 의미와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회사의 지향점을 정확히 알게 하기 위해서다.

개편 직후 임 사장은 "단순한 변화가 아닌 새로운 출발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이를 위해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각종 제도를 개선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경영문화의 토대 역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사장의 메일에 직원들의 반응도 뜨겁다.
 
본점에 근무하는 직원 A씨는 "매달 초 메일함을 열어보는 게 즐겁다. 사장님의 이메일이 와 있기 때문"이라면서 "전 직원에게 보내는 메일이긴 하지만, 단순한 인사치레의 메일이 아니라 회사가 돌아가는 상황, 선배로서의 조언, 회사의 목표, 앞으로의 계획 등이 골고루 담겨 있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