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현대건설 인수금융에 서민금융기관 대거 참여 전망
by이태호 기자
2010.11.22 14:58:04
동양증권 담당 8000억 소매채권시장서 조달할듯
현대그룹 자산 유동화해 신협·금고 등에 판매 방식 유력
마켓 인 | 이 기사는 11월 22일 14시 2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현대그룹의 현대건설(000720) 인수자금 조달 작업에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 등 서민금융기관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그룹 인수금융에 참여한 동양종금증권이 대규모 지점망을 활용한 자산유동화증권(ABS) 판매로 인수자금을 끌어모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수요처 특성상 ABS 금리는 다소 높은 수준으로 구조화될 전망이다.
22일 현대건설 M&A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동양종금증권이 8000억원의 현대건설 M&A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한 것과 관련 "자산유동화를 주관하는 방식 등으로 자금을 대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금융권 관계자도 "ABS 발행 주관을 통해 인수자금을 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 ▲ 2009년 8월 키움투자증권의 주식담보대출 유동화 구조. 주가가 떨어지면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방식이었으며 ABCP 신용등급은 당시 키움증권과 같은 A2-를 받았다. (붉은색은 현금, 파란색은 기초자산 흐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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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종금증권은 고금리 회사채를 서민금융기관에 판매하는 분야에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뛰어난 역량을 자랑한다. 최근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9년 서울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 개발사업비 조달을 위해 4600억원의 ABS를 발행한 바 있다. 미래에 유입될 아파트 분양수입금을 담보로 개발비용을 마련하는 구조였다.
당시 동양종금증권은 160여개의 지점망을 통해 8% 이상의 수익률(일부는 5%대)을 자랑하는 ABS 상품의 매력을 홍보했고, ABS를 모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증권사 지점망을 통해 팔리는 소매채권의 투자자는 대부분 기타금융기관과 개인, 일반법인이다. 고금리 채권을 선호하는 신협·새마을금고 농·수협 단위조합의 상호금융 등이 주요 고객이다.
현대그룹 인수금융의 경우 ABS(혹은 만기가 더 짧은 ABCP)의 담보자산으로 주식과 선박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종금증권은 해당 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ABS나 ABCP를 총액인수하고, 투자자들에게 되파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주식담보대출을 실행한 뒤 해당 대출채권을 유동화할 수도 있다. 매우 드문 경우지만 지난해 8월 키움투자증권이 이렇게 12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당시 주식담보대출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ABCP는 키움증권과 같은 A2- 등급을 받았다.
한편 ABS 발행 주관 등이 아니라, 동양종금증권이 직접 자금을 제공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평가다. 동일인여신한도와 영업용순자본(NCR) 규제로 수천억원의 보유 현금을 한꺼번에 내놓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 대출은 종금계정에서 가능한데, 종금사의 경우 동일인여신은 자기자본의 20%, 동일차주는 자기자본의 25% 금액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동양종금증권으로 합병(2001년 12월) 전 동양현대종금의 자기자본은 2106억원이었다.
증권계정 주식담보대출은 특별한 제한이 없지만 NCR이 걸림돌이다. 총위험액 대비 `현금화가능자산`(영업용순자본) 비율을 뜻하는 NCR은 15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경영개선 권고를 받게 된다. 9월말 기준 동양종금증권의 영업용순자본은 8413억원, 총위험액은 2246억원이다(NCR 374.7%). 만약 현대그룹에 주식담보대출을 해준다면 그 금액만큼 영업용순자본도 줄어들게 된다.
이같은 NCR 계산은 자기자본투자(Principle Investment)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동양종금증권의 직접적인 투자금액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종금증권이 8000억원이라는 거액을 M&A에 투자한다면, 종금계정 대출이나 일반적인 주식담보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긴 힘들다"면서 "자금조달 주관을 통한 지원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