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의식 제고 정책, 세수에 중요…소득간 과세 형평 높여야"

by이지은 기자
2024.07.05 13:03:32

조세연 ''납세의식과 납세순응행위 결정 요인 분석''
"근로·사업·부동산·금융 등 조세형평성 제고 노력 필요"
"장기적 방향서 일관되고 안정된 조세정책 운용해야"
올해 세수결손 조기경보 발령…세제개편 논의 불붙어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2년 연속 국세수입 결손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국민 납세의식을 키우려면 과세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특히 근로·사업·부동산·금융 등 다양한 소득간 ‘수평적’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장기적 관점에서 조세제도의 항상성을 유지해 국가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시민들이 종부세 규탄 피켓을 들고 서 있다.(사진=연합뉴스)
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간한 ‘납세의식과 납세순응행위 결정 요인 분석’ 조세재정브리프 보고서에 따르면, 만 25~64세 남녀 4500명을 대상으로 올해 1월 진행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높은 납세의식이 납세순응행위를 강화하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납세의식은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려는 가치관으로서 개인에 내재된 의식을 의미한다. 납세순응행위는 세금이 좋든 싫든 관계 없이 법·규정에 따라 납부하는 행위를 뜻한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의 세수 확보 측면에서는 납세의식보다 납세순응행위가 더 직접적으로 중요한 개념”이라면서도 “납세의식 제고가 건전한 납세 문화를 형성해 납세순응행위를 강화한다면 국민의 납세의식을 높이려는 방안 역시 중요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유사한 경제적 수준의 다른 사람보다 자신의 세 부담이 높다고 생각할수록 납세의식은 낮아지며, 자신이 낸 세금보다 정부로부터 받는 혜택이 많다고 느낄수록 납세의식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또 일반 국민과 지인들의 납세의식이 높다고 인식할수록 자신의 납세의식도 높아진다고 봤다. 조세행정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였다. 납세의 편의성과 국세청의 신뢰도가 높을수록 납세의식도 강화됐으나, 납세 부정행위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일수록 납세의식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가 국민의 납세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세형평성 제고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특히 근로소득·사업소득·부동산소득·금융소득 등 다양한 소득 간 세 부담 격차를 줄이고 예산을 공정하게 집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세무당국인 국세청을 필두로 조세정책에 대한 국가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오 연구위원은 “국세청의 신뢰성을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과세권의 공정한 행사와 함께 납세자로 하여금 자신이 부당하게 세금을 납부한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납세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국세청의 신뢰성을 국가의 신뢰성으로 더 넓게 해석하면 장기적 방향에서 일관되고 안정적인 조세정책을 운용하는 게 납세의식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올해 들어 5월까지 걷힌 국세수입은 15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조 1000억원(5.7%) 감소했다. 연간 목표세수 대비 징수 실적을 나타내는 진도율은 41.1%에 그쳤다. 최근 5년 평균 진도율(47%)과 비교할 때 5.9%나 낮아지면서 3년 연속 세수 결손 조기경보가 발령됐다. 올해 결손 규모는 최소 10조원대로 추정되며, 하반기 여건에 따라 20조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대 국회에서는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 상속세 등 다양한 세제와 관련한 여야의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을 비롯한 세제 개편의 윤곽을 ‘역동경제 로드맵’과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다만 개선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세정의를 둘러싼 정부·여당과 야당의 시각차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