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을 것 같아요"…친구 죽었다고 여겨 도망간 20대 '집유'

by채나연 기자
2024.01.18 10:59:12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동창과 우연히 만나 술을 마시다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해 살해하려 한 2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
대전지법 형사 12부 나상훈 부장판사는 18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28일 초·중학교를 같이 나온 동창 친구들을 우연히 만나 세종시 나성동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다. 친구들이 집에 돌아가 둘만 남게 된 오전 3시 42분께 상황에서 A씨는 B씨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피해 식당 밖으로 도망가자 쫓아가 넘어뜨린 뒤 소주병과 생맥주통을 B씨 머리를 향해 던지고 짓밟았으며, B씨가 의식을 잃은 뒤에도 소주병 등으로 머리를 가격해 약 12분간 동안 폭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가 피를 흘리며 움직이지 않자 숨졌다고 생각해 달아났다.

당시 많은 피를 흘렸던 B씨는 “사람이 죽을 것 같다”는 시민의 신고로 경찰과 119 구급대에 의해 구조됐다.

재판부는 “추석 명절 고향에서 만난 친구를 일방적으로 구타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도 머리를 지속 강타한바 죄질이 좋지 않다”며 “피해자는 6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중상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발적 범행으로 판단돼도 다행히 미수에 그친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3500만 원을 지급해 원만히 합의한 점, 사회적 유대관계가 견고해 향후 개전의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