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 “내년 상반기 환율 1200원 중후반에서 1300원 초반 등락”

by이정윤 기자
2023.11.16 09:15:15

달러, 내년 상반기 제한적 약세·하반기 강세
환율,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하락
내년 韓성장 기대 크지 않아…원화 강세 어려워
내년 말 엔·달러 135엔, 원·엔 환율 900원 중반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중후반대에서 1300원 초반대를 등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가 내년 상반기 약세를 보이고, 하반기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16일 유진투자증권은 ‘2024년 경제 전망’ 리포트를 통해 “환율은 하반기 미국 경기 둔화 시점에서 다시 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정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환율은 1월과 6, 7월 일시적으로 1200원대에 진입했지만 안착은 실패했다”며 “연준 긴축 종료가 확실시되고 채권 시장의 불안이 잦아들면, 달러 약세와 함께 환율도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원화가 추세적으로 강해질 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에 당장 환율이 1200원 중반대로 내려오긴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수출이 반등하고 있음에도 유가 상승에 교역 조건 개선이 더뎌 무역흑자 폭이 더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재고부담이 완화되고 있다고는 하나 글로벌 제조업 경기도 본격적인 회복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환율이 1200원대 초중반으로 진입하려면 △중국 또는 반도체 경기 개선 확대, △국제유가 큰 폭 하락 등 확실한 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내년도 한국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점도 원화 강세를 전망하기 어려운 이유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 연초 이후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와중에도 성장률 전망치가 꾸준히 하향됐고 여름 이후에야 소폭 반등해, 이는 미국 성장률 전망치가 1년 내내 상승하던 것과는 대조적”이라며 “시장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2% 수준에 머물러 있고, 국내 가계부채 부담을 고려하면 내년 한국 경제의 반등은 과거 수출 회복 국면 대비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달러는 스마일 커브를 따라 상반기 제한적 약세를 보인 후 하반기 다시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경기 둔화에도 사실상 이미 침체에 진입한 유럽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기가 하방을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화에 대해서 그는 “엔화는 미국의 연착륙 속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며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내년 말 엔·달러는 135엔 내외까지 하락하고, 원·엔 환율은 900원대 중반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