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실험)주택시장 당분간 관망세 예상(종합)

by윤진섭 기자
2006.10.09 15:01:30

구매심리 위축으로 분양시장도 타격 받을 듯

[이데일리 윤진섭·윤도진기자] 건설 부동산업계는 북한의 핵 실험이 구매 심리를 위축시켜 단기적으로 거래두절 등 침체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9일 건설업체들은 핵 실험 소식이 전해지자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파트 분양연기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 아파트 신규 분양을 앞두고 있는 회사들은 일단 일정대로 사업은 추진하되 변화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분양 일정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서 대형 주상복합 분양을 앞두고 있는 P건설 관계자는 “북한 핵 실험이 분양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요자들의 구매 심리가 한층 움츠러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3000가구를 분양할 계획인 S사는 핵 실험 파장이 장기화될 경우 분양 연기 가능성도 내비췄다. S사 관계자는 “북한 핵 실험의 파장을 지켜본 뒤 분양시기를 결정키로 했다”며 “분양 연기 등 대응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D건설 관계자는 “당장 분양 시장에 큰 영향을 없다고 보지만 청약, 계약률이 저조할 경우 나머지 아파트 사업 물량은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방 분양시장은 침체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H건설 관계자는 “한껏 가라앉은 주택 구매 심리가 이번 사태로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며 “지방 건설시장의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북핵 실험은 메가톤급 악재”라고 진단했다.

= 파주, 의정부, 동두천 등 한강 이북 부동산 시장은 북핵 실험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정부의 대북 추가 조치가 나올 경우 급격한 시장 위축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기도 파주 와동리에 위치한 S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처럼 이러한(북한 핵실험) 것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며 "군사보호지역 내 토지도 이러한 소식에는 이미 둔감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파주 교하신도시 B 중개업소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집값 땅값을 흔들었던 것은 과거 얘기"라며 "대북관계와 상관없이 집값이나 땅값은 많이 올랐고, 비수기 영향으로 현재 주춤하는 추세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파주 금촌동 세종공인 관계자는 "최근 운정신도시 분양 이후 매매, 전세 거래가 활발했는데 북핵 문제로 다시 위축될까 우려된다"며 "이미 거래가 끊긴 토지시장은 이번 북핵 실험으로 더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주택시장도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초동 A공인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이 아파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묻는 전화가 오고 있다"며 "당분간 관망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S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매수세가 살아났으나 핵 실험으로 인한 구매심리 위축으로 거래 단절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도 "최근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었는데 북핵 실험으로 인해 주택 수요자들이 유보 내지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가격이 급락하진 않겠지만 오름세는 한풀 꺾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반면 이미 알려진 악재란 점을 고려할 때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핵 실험이 주택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외국 기업들이 투자하는 대형 빌딩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114 김희선 전무도 "북핵 문제로 단기간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 있겠지만 하루 이틀 언급된 사안이 아니어서 실제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부동산 시장은 투기 가수요가 아닌 실수요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예상보다 악재에 둔감한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