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오렌지 등 올해 과일 수입 17% 늘어…직수입에 가격도 20%↓

by김은비 기자
2024.03.28 10:00:00

한훈 농식품부 차관, 27일 평택 검역현장 방문
과일 수입 증가에 "검역, 최대한 빠르고 철저하게"
바나나·오렌지 가격 직수입 전보다 20%↓
납품단가 인하·할인지원에 사과값도 41.9%↓

[평택=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바나나·오렌지 등 해외에서 들어오는 수입과일 물량이 지난해보다 18%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과일이 지난해 작황부진으로 줄어들면서 다양한 대체과일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여기에 정부의 직수입·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까지 더해지면서 마트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이전보다 20%정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경기도 평택항 검역현장에서 검역관들이 수입 바나나를 검역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27일 경기도 평택항의 검역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사과·배 작황이 좋지 않아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과일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물량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과일은 검역이 중요한 만큼 최대한 신속하면서도 철저히 검역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올해 신선 과일 수입 물량은 17만 6935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5만 342톤)보다 17.6% 늘어났다. 바나나 수입 물량이 8만 4188만톤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오렌지(3만 3140톤) △파인애플(1만 7327톤) △포도(7360톤) △망고(6849톤) 등이 뒤를 이었다.

수입 물량이 늘어나면서 검역 현장도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특히 평택항은 국내로 수입되는 과일의 40%가 거쳐 가는 곳이다. 과일 중에서는 바나나가 47.4%로 가장 많았는데, 이날 현장에서도 2명의 검역관이 한 팀이 돼 병해충이 없는지 바나나 사이와 꼭지 부분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원래는 20톤 미만은 수입 물량의 2%를, 20~100톤은 400kg을 표본조사 하는데 현재 2배 이상 강하게 검역을 하고 있다”며 “검역 소독 역시 이곳에 있는 12개 시설을 다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이같이 늘어난 수입 과일이 마트에서 보다 저렴하게 판매될 수 있도록 지난 18일부터는 바나나·오렌지 등을 직수입 하고 있다. 직수입한 과일은 마진을 붙이지 않아 20% 가량 저렴하게 판매된다. 실제 이날 이마트에 따르면 바나나 1.2kg의 가격은 4280원으로 직수입하기 전(5480원)보다 21.9% 저렴해졌다. 오렌지 역시 2.1kg 기준 9980원으로 22% 싸졌다. 정부는 망고, 키위 등 수요가 높은 과일도 3~4월 중 집중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27일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이마트 아산점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사진=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내산 과일 가격 역시 정부의 납품단가 할인 지원에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이마트 아산점 사과 1.3kg 가격은 1만 2700원으로 납품단가 지원 전(1만 5300원)보다 17% 떨어졌다. 여기에 ‘농산물 할인지원’ 30%까지 더해져 실제 소비자가 구매하는 가격은 8890원이었다. △배 1.4kg 1만3930원(-2.7%) △딸기 750g(-38.5%) △토마토 1.2kg 8330원(-22.9%) 등도 납품단가로 가격이 떨어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과일·채소 가격에 굉장히 민감한데 할인 지원으로 가격이 저렴해져서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실제 소비량도 할인 지원 전보다 20% 가량 늘어났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가격 하락세에도 실제 3월 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판매가격표를 직접적으로 낮추는 납품단가 인하는 대형마트 등 일부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만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 차관은 “소비자 체감 가격은 떨어졌지만 모든 소비처로 확산된 건 아니기 때문에 물가를 낮추는데 한계는 있다”면서 “납품단가 인하를 중소형마트, 전통시장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