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주형환 장관 "누진제, 교육·산업용 전기요금 근본 개편"

by최훈길 기자
2016.09.26 10:00:00

"불합리한 문제들 빠짐없이 살피겠다"
이르면 11월 당정 TF 개편안 발표 예정
한전, 年 53조 전기료 수익 돌파..역대최대
내달 6일 누진제 위법성 여부 판단 첫 선고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누진제는 물론 교육용·산업용 등 용도별 요금체계의 적정성·형평성에 이르기까지 전기요금 체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주형환 장관은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 업무현황 보고에서 “올여름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셨던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서는 당정 TF(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소비자, 전문가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 장관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시대변화에 맞지 않거나 불합리한 문제들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살피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전기요금 개편이 신재생에너지, (남는 전기를 사고 파는) 프로슈머 등 다양한 에너지신산업 활용과 연계돼 에너지소비를 합리화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초 산업부는 전력대란과 부자감세 등이 우려된다며 누진제 개편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의 오찬에서 누진제 논란과 관련해 “정부가 당과 잘 협의해 조만간에 방안을 국민에게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뒤 산업부는 입장을 바꿨다. 이 대표와 주 장관 등은 이날 오후 긴급 당정협의를 통해 7~9월 한시적 전기요금 인하 방안과 누진제 개편 방침을 확정했다.



새누리당, 산업부, 한국전력(015760),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당정 전기요금 TF’는 지난달 18일 1차 회의를 열고 현재 개편안을 준비 중이다. TF공동위원장은 이채익 새누리당 의원과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맡았다. TF 위원인 추경호 새누리당 의원은 “이르면 11월에 최종적인 누진제 안을 만들어 올겨울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TF는 한전의 영업이익 등을 보고 전기요금 인하 여력을 살필 예정이다. 지난달 주택용 전기요금은 1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7월까지 주택·교육·산업·일반용 등 전기를 판매해 얻은 수익은 31조9427억원으로 작년보다 1.4% 증가했다. 현 추세로 가면 한전의 올해 전기 판매수익은 지난해 수입(53조9636억원)을 초과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본사 사옥 매각과 저유가로 인한 전기 원가 절감 등으로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11조3467억원, 당기순이익은 13조3148억원에 달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 재판부(판사 정우석)는 내달 6일 한전을 상대로 한 ‘전기요금 부당이득 반환청구’ 집단소송에 대한 선고를 할 예정이다. 42년 된 전기요금 누진제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첫 판결이다. 만약 원고가 승소할 경우 한전은 그동안 누진제로 부당하게 부과한 전기료를 소비자들에게 반환해야 한다. 위법성이 확인된 누진제의 전면개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