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한 서울살이', 절반 빚쟁이..30대, 88% 전·월세
by정태선 기자
2016.06.21 11:15:39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정부의 각종 주택정책에도 서울시민들 절반이 여전히 집을 사느라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가구주의 10명중 9명은 전월세에 사는 등 고단한 ‘서울살이’를 하고 있다.
21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 서베이 도시정책지표조사’에 따르면 30대 가구주의 88%가 전·월세 주거유형이고, 50대 이상은 주택 자가비율이 61%를 차지했다. 작년 기준으로 전·월세 주거유형이 58.9%로 자가비율인 41.1%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대 월세 비율은 2005년 19.4%에서 41.5%로 10년 새 급증했다.
가구 부채율은 48.4%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여전히 전체가구의 절반이 부채를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주된 부채 이유는 주택임차나 구입이 66.0%로 가장 높았고, 교육비로 인한 부채도 13.1%로 2순위로 나타났다. 나이별로는 30대는 주택구입, 40대는 교육비, 60대 이상은 의료비 부채 비중이 다른 나이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서울의 평균적인 가구 모습은 48.9세, 평균 가구원 수는 2.64명, 전문대졸 학력의 남자 가장(가구주)으로 가구주 중 대졸(전문대포함)이상자가 56.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가구구성은 1~2인 가구가 전체가구의 48.6%(1인 가구 24.6%, 2인 가구 24.0%)를 차지했다. 가구형태별로 보면 부부, 부부+기타 등 동일세대로 구성된 1세대 가구가 41.1%로 가장 많았다.
부부 가구의 학력차는 10년 전보다 여성 상위 학력자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지난해 기준 고졸학력을 지닌 남편보다 고학력인 아내(전문대졸이상 학력자)는 32.9%로 2005년 6.2%에 비해 무려 5배 이상 증가했다. 연상연하 부부의 증가를 나이 파괴현상으로 이해한다면 아내학력의 고학력화는 남편의 학력이 높아야 한다는 편견이 감소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서울 전체 10가구 중 3가구(33.7%)가 지난 1년 동안 가족 건강 이상, 가족이 떨어져 사는 것, 실직·파산 등의 다양한 위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의 안전 환경 중엔 주차질서(49.1%), 쓰레기방치(40.4%), 범죄폭력(32.8%), 대기오염(32.3%)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몸이 아플 때, 돈이 필요할 때, 낙심하거나 우울할 때 각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묻은 결과, ‘금전적 도움 필요 시’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는 비율이 39.2%로 가장 높았다. 낙심이나 우울할 때 25.4%, 몸 아플 때 20.4%가 도움받을 수 없다고 답했다. 다인가구에 비해 1인 가구들의 사회적 연결망이 열악하며,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금전적으로 의지할 연결망이 부족했다.
서울시민이 생각하는 ‘서민’의 범주는 대략 3분위에서 5분위에 속하는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어디에 속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느냐에 대해 10점을 기준으로 3.00점부터 4.87점 사이의 사람들이 ‘서민’에 해당한다고 응답했다.
서울시민이 스스로 생각하는 주관적 행복점수는 6.95점(10점 만점)으로 최근 2년간 상승(2013년 6.86점 → 2014년 6.92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낮을수록, 소득이 높을수록 행복감은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시민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정도는 ‘매우 많이 느낀다.’ 25.6%, ‘느낀 편이다’ 28.3%로 전체 시민 10명 중 5명 이상이 일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별로는 20대가 느끼는 스트레스 정도가 58.2%로 가장 높았다. 우리 사회의 가장 공평한 영역으로는 ‘대학교육의 기회’가 5.07점을 얻는데 그쳐 사회 전반이 공평하지 않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남녀평등’이 4.77점으로 2위를 차지했고, 가장 공평하지 않은 영역으로는 ‘조세정책’ (4.10점), ‘일자리취업기회’ (4.34점)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작년 10월 한 달간 서울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만 6837명) 및 서울 거주 외국인 2500명을 대상으로 방문면접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