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1.08.12 14:48:34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주식시장은 이성을 잃었다. 시장과 거리를 둬라"
월가 유명 애널리스트 리처드 보베가 투자자들에 한 조언이다. 그의 말처럼 시장은 비이성적인 행태의 연속이다. 롤러코스터 장세라는 말이 이처럼 자주 쓰이는 일도 드물듯 싶다.
지난 11일(현지시간)에도 시장은 깜짝 놀랐다. 경제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하락장이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지만 지표는 기대를 웃돌았고 여기에 기업 실적 호재까지 곁들이면서 주가는 급등했다.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악재들의 근본적 해결 가능성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조그만 호재에도 시장은 강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주말을 앞둔 12일에도 시장은 극심한 변동성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로 건너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의 불씨는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고, 또 다른 변수의 등장 여부는 전망하기도 어렵다. 최근 등락폭이 크게 나타나는 것도 투자 심리가 그만큼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투자자들의 마음은 불안하다.
이날은 유로존 재정 위기를 논하기에 앞서 당장 핵심 지표들의 발표부터 주목해야 한다. 소매판매와 소비자신뢰지수, 기업재고 등 경기 동향을 파악할 지표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개장 직전 공개되는 7월 소매판매가 관심을 끈다. 직전 달 0.1%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소매판매는 7월 들어 0.6%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미 경제의 근간인 소비 회복에 대한 긍정적 의견에 힘을 보탤 수 있다. 반면 8월 톰슨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63.7에서 소폭 내린 62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유럽 재정 위기의 새로운 도화선으로 떠오른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앞서 발표된 프랑스의 2분기 GDP 증가율은 0%를 기록, 시장 추정치인 0.3%를 밑돌았다. 1분기 0.9% 증가에 그친 데 이어 2분기에는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프랑스 경제에 대한 우려는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프랑스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킬 소지가 있다.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30분에 7월 소매판매가, 오전 9시55분에는 8월 톰슨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뒤이어 오전 10시에는 6월 기업재고가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