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황창규 기자
2006.02.21 15:06:48
[이데일리 황창규 컬럼니스트] 최근 모 증권사 공모주 청약에 6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며 최종 청약 경쟁률이 약 300 대 1을 기록했고, 얼마 전 마감한 국내 대형 유통사 공모주 청약에서도 5조원을 웃도는 자금이 몰렸다고 한다.
이렇듯 시중 투자자 들의 관심은 많지만, 정작 공모주 청약이 재테크에 있어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일반인들의 이해는 충분치 않은 것 같다.
공모주란 어떤 회사가 증권거래소나 코스닥 시장을 통해서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을 거래하고자 일반인들에게 공모를 통해 주식을 발행하는 것이고, 이 공모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청약서류를 작성하고 청약 증거금을 내는 것을 공모주 청약이라 한다.
먼저 공모주를 청약하려면 어떤 자격 요건이 필요한 지에 대해 알아보자.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공모 회사별로 인수단에 참여한 증권사를 통해서만 청약이 가능한데, 사전에 해당 증권사에 계좌가 있어야 하고, 예탁금이나 주식 거래 실적 등 증권사가 요구하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여야만 된다.
따라서 처음 또는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 들은 상대적으로 그 기준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청약 조건이 덜 까다로운 증권사에 청약하면서 배정물량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일반적으로 배정물량이 많은 증권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한데, 주간사에 배정된 물량이 많기 때문에 그 만큼 청약 받을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진다. 그러므로 공모청약 주간사로 참여하는 증권사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아두면 좋다. 아울러 해당 증권사의 공모 물량 배정 기준을 확인해 두어야 할 것이다.
공모주청약을 위해서는 증거금을 입금해야 하는데, 각 회사마다 다소 다르겠지만, 보통 청약대금의 50% 정도이다. 그리고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높을 경우에는 입금한 청약증거금에 비해서 기대보다 적은 주식을 배정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이 낸 청약증거금 중 배정 받은 주식 수를 초과하는 증거금은 환불 날자까지 묶이게 되므로, 가급적 공모주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하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 전 끝난 모 백화점 주식이 신규 상장되었으나 주가가 공모가에 대비하여 오히려 떨어져서 공모주를 받은 투자자 분들이 낭패감을 보고 있다는 신문 기사도 있었는데, 공모주 투자를 하는 필자의 고객 들은 자신이 청약하는 공모주 가격이 적정한 것인가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지에 대해 물어오는 경우가 많다.
사실 목돈을 일시적으로나마 투자하여 몇 주를 배정 받는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장되고 나서 시장가가 공모가보다 낮다면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특히 공모주라 하더라도 상장되고 난 후의 가격 변동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공모주도 결국 기업 가치나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번 시장 상황처럼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는 분위기에다 경쟁률이 치열하여 배정물량이 적어지고 공모가가 높게 책정되는 추세라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투자처는 아니라는 점만은 알아두자.
적정한 공모가 판정 여부는 앞서 언급한 증권투자 관련 정보 이용이나 증권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하여 투자자가 져야 할 책임이다. 결국 공모주투자는 좋은 공모주를 선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거나 정보 획득이 가능한 사람,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고 수익을 노리는 위험선호형 투자자에게 맞는 재테크라 할 수 있다.
공모주 직접투자가 어려운 입장이라면 펀드 상품처럼 간접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보통 투자자금이 소액이거나 공모주 투자하려고 일부러 시간을 낼 수 없는 직장인 등의 경우 공모주에 직접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게 된다. 이 경우에는 최저 100만원 이상이면 투자가 가능한 공모주펀드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공모주 청약 시에 일반 개인보다 기관투자자에게 우선적으로 배정되는 물량이 많은 관계로 오히려 직접투자보다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펀드는 주가연계펀드(ELF)처럼 채권에 주로 투자하면서 일부를 공모주에 투자하여 수익을 내는 구조이다. 이런 상품 구조이기 때문에 이른바 ‘대박’이나 ‘고수익’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 아니라 현재 시장금리 즉 정기예금 금리수준에다 + 알파의 수익을 목표로 하는 간접상품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