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주식 거래수수료 0원"…스톡옵션 현금화 돕는 스타트업

by김현아 기자
2021.05.09 17:09:26

김세영 서울거래소 비상장 대표 인터뷰
IT플랫폼으로 편리하고 안전한 비상장 주식 거래 지원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도 투자
35억 시드 투자 유치..4개월 만에 월간사용자수 20만명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세영 서울거래소 비상장 대표


“직원들 입장에선 스톡옵션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팔기도 불편하더라고요. 스타트업 직원들이 주식을 쪼개서 쉽게 현금화할 수 없을까 생각했고, 2019년 서울거래소 비상장을 창업하게 됐습니다.”

김세영 서울거래소 비상장 대표는 우리은행 트레이딩부 및 지점을 거쳐 8퍼센트에 합류했다가 비상장주식거래 플랫폼인 서울거래소 비상장을 창업했다.

처음 주목한 것은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고 싶은데 거래 상대방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김 대표는 “38커뮤니케이션이라는 오래된 게시판 형태의 서비스가 있지만 개인정보를 올리고 거래하고 하는 데 불편했다”면서 “개인정보 공개 없이 거래할 수 있으면 좋겠고, 비상장 주식이 얼마나 얼마에 거래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켓컬리의 비상장 주식의 호가를 볼 수 있었으면, 지금 시점에 얼마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으면, 계약 체결과 결제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하는 욕구에 주목한 것이다.

서비스 절차는 간단하다. 내가 받은 스톡옵션 주식을 팔고 싶으면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회원가입을 한다. 나는 자유롭게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이때 서울거래소 비상장은 내가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신한금융투자 증권계좌에서 확인하고 확인되면 자동으로 사이트에 올라간다. 그리고 사고 싶은 사람이 매수 신청을 누르면 매도자와 매수자만 볼 수 있는 채팅창이 생긴다. 양측이 합의하면 거래 정보가 증권사로 전달돼 계약이 체결된다. 이때 거래 수수료는 0원이다.

대금결제를 먼저 하느냐, 주식을 먼저 받느냐 하는 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안전 거래를 위해 해당 주식이 증권사에 있는지 올리기 전, 거래 시점, 거래완료 이후 확인한다”며 “신한 외에 증권사 2곳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 수수료 0원과 편리함 덕분에 서울거래소 비상장은 서비스 시작 4개월 만에 월간사용자수(MAU)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금융위원회 혁신 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고, 지난해 12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로부터 35억 원을 투자받았다. 개인 투자자 중에서는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도 있다. 직원은 12명이다.

수수료 0원 정책으로 버틸 수 있을까. 그는 “최대한 이용자분들께 혜택을 드리고 싶다”면서 “수수료를 받는다면 뭔가 다른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모델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에서는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카카오뱅크, 야놀자, 마켓컬리 등 100여 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김세영 대표는 “공신력 있는 벤처캐피탈의 투자 등을 받은 기업의 등록을 받고 있다”면서 “이용하시는 분들은 2030 세대뿐 아니라 5060 세대까지 다양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마켓컬리 주식을 쪼개 팔아 그 돈으로 스타트업을 다시 창업하신 매도자분도 계시고, 매수자분 중에서는 카카오뱅크 주식 1주를 가지신 분도 계시다”면서 “딜러 등을 통해 수수료 비용이 1~15%까지 달했던, 자산가들만 투자했던 비상장 주식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정보 비대칭이 심한 비상장 기업에 대해 좋은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싶다. 이를 위해 토론방 서비스, 비상장기업 백과사전 같은 정보 서비스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거래소 비상장은 현재 웹과 모바일 웹으로 제공되고 있다. 앱은 지난달 말 안드로이드 버전이 나왔고, iOS는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