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3.03.14 12:13:47
합리적이고 우직한 유선통신전문가..기술사업화에 관심
아들만 두 명..청문회 무난히 통과할 듯
[이데일리 김현아 김혜미 기자]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된 최문기(62)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과학과 교수는 정보통신기술(IT) 전문가다. 서울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한 뒤 1978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으로 출발해 20여년 근무했다. ETRI 근무 때는 통신 전문가로 유명했지만, KAIST와 합병한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 경영학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조직경영과 기업경영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박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씽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원장 김광두)의 초대 발기인으로 참여하면서부터. 이병기 서울대 교수(전 방통위 상임위원), 김진영 KAIST 교수, 인하대 김대호 교수 등과 멤버로 활동했다. 전 새누리당 방송통신추진단 단장이었던 윤창번 KAIST 교수와는 국민행복추진위 방송통신추진단 위원으로 만났다. ETRI 표준연구센터장 출신인 함진호 청와대 방송통신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도 막역한 사이다.
특히 그는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IST컨소시엄 대표)과 ETRI와 ICU에서 함께 지내는 등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다. 최문기 후보자는 ETRI 원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 무선전송기술인 와이브로(WiBro) 에볼루션을 세계 최초로 기술 개발하는 데 공헌한 점을 인정받아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받았다. 때문에 업계에선 최 후보자가 와이브로 기술을 이용한 제4이동통신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 후보자는 198cm의 장신에 합리적이고 점잖은 성품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빠른 머리 회전으로 부하 직원들이 고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ETRI 고위 관계자는 “너무 우직하고, 너무 열심히 하셔서 밑에서 모시기 쉽지 않았다”며 “보통 사람보다 머리 회전이 반 바퀴 이상 빨라 툭툭 메시지를 던지시고 한달 쯤 뒤에 확인하셔서 힘들었다”고 했다.
2006년 ETRI 원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광대역통신연구부 부장, 초고속정보통신본부장을 거치면서 유선통신기술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담당했던 광대역종합정보통신망(BISDN)은 KT(030200)가 사업화했지만, 두루넷이 케이블TV 신호전송용 선로를 이용한 HFC망 방식의 초고속인터넷을, 하나로통신이 기존의 전화선을 이용한 ADSL 방식을 내놓았고 지금은 ADSL이 대세가 됐다.
최근의 관심은 기술사업화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측근은 “ICU 등을 거치면서 연구기관이나 대학이 개발한 기술을 사업화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며 “창조경제를 통해 신규 고용을 창출하려는 박 대통령의 의지와 맞닿은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ICU에서 함께 근무했던 관계자는 “성품이 온화해서 직원이나 학생들이 많이 따랐다”면서 “개인적인 것보다 조직이나 큰 틀을 보고 일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최문기 후보자는 아들만 두 명이다. 큰 아들은 미국에서 취업한 상태고, 둘째는 군복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이 최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개인적으로 흠결이 별로 없어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적임자이기 때문이라는 시각도있다.
이중국적 등 ‘검은 머리 외국인’ 논란에 휩싸였던 ‘혁신형’ 김종훈 후보자와 달리 우직하고 탈 없지만 과학기술계와 ICT계를 통섭할 수 있는 전문가를 택했다는 것. 교과부 관계자는 “ETRI 근무 말기에는 출연연의 기술사업화쪽에 역점을 두고 많은 성과를 올렸다”며 “특히 중소기업과 소통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기술이전사업화를 많이 했다. 한마디로 IT융합 전문가”라고 말했다.
◇최 후보자 약력 ▲1951년 경북 영덕 출생 ▲경북고 ▲서울대 응용수학 학사 ▲KAIST 산업공학 석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박사(Operations Research) ▲전북대 전자공학과 겸임교수 ▲ETRI 단장 ▲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GRID포럼코리아 의장 ▲ETRI 원장 ▲과학기술출연관장협의회 회장 ▲KAIST 경영과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