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수석·63세 간호사'..대학가 이색졸업생 눈길

by강경래 기자
2013.02.21 13:38:13

가천대 백현빈씨 검정고시 거쳐 수석 졸업
울산대 김셀라씨 63세에 간호학과 졸업해

[이데일리 이정혁 기자]2월 전국 대학이 본격적인 졸업시즌을 맞은 가운데 학사모를 쓴 이색 졸업생들이 화제다. 이들은 최연소 조기졸업이라는 타이틀부터 환갑을 훌쩍 넘긴 만학도까지 다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가천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총장상을 받은 백현빈(20)씨. 백씨는 4.5만점에 평균 4.45점을 받아 가천대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가천대 역사상 조기졸업생이 전체 수석을 한 경우는 백씨가 처음이다.

대학교수와 소설가인 백씨의 부모는 평소 아들이 무슨 일이든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다 자유로운 교육을 위해 중학교 자퇴를 권유했다. 중학교를 자퇴한 백 씨는 중학검정고시와 고등검정고시를 연이어 합격했다. 그러나 아버지의 갑작스런 사고로 병간호를 위해 대학진학을 미루다가 2010년 가천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다. 대입준비는 사교육 없이 부모의 학업지도를 받으며 사실상 독학했다.

백씨는 입학 이후 가천대에서 수강한 52개 과목 중 3개를 제외한 전과목에서 A+를 받을 정도로 학업에 두각을 나타냈다. 백씨는 3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다.

백씨는 “분명한 목적의식에 맞춰 전공을 선택하고 전공 교과목을 선택하다 보니 흥미와 이해가 높았다”며 “문화가 복지라는 말처럼 더 많은 사람이 문화를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63세에 간호사가 된 울산대학교 졸업생 김셀라(Kim Selah·한국명 김정애) 씨도 졸업생들과 학부모들의 눈길을 모았다. 지난 15일 울산대 졸업식에서 간호학과 학사학위를 받은 김 씨는 전날 제53회 간호사 국가고시 합격 소식을 들은 터라 기쁨을 더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30대 초반까지 대구에서 임상병리사로 일한 김씨는 1983년 부모가 있는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간호사의 꿈을 간직한 그는 2010년 재외국민 전형을 통해 울산대 의과대학 간호학과에 편입했다.

자식보다 어린 동기들과 공부하는데 필요한 체력을 기르기 위해 김 씨는 3년 동안 매일 학교 뒷산인 문수산을 오를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이 결과 김 씨는 평균 3점대의 학점(만점 4.5점)으로 울산대 간호학과 졸업장을 받았다.

김씨는 “나이는 들었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고국의 대학을 찾았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간호사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