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가 암 유발한다고?
by조선일보 기자
2008.03.26 15:56:00
[조선일보 제공] 상추에 삼겹살 한 점 올려 놓고 마늘 한쪽 얹어서 먹는 맛은 세살 배기들도 안다. 그런데 이렇게 고기를 상추에 싸먹으면 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논란을 제공한 것은 지난해 번역 출간된 '식탁 위에 숨겨진 항암식품 54가지'란 책. 일본 오차노미즈여대 나가카와 유조 교수가 쓴 것이다.
이 책의 주장은 이렇다. 우리가 흔히 먹는 야채 중에서 시금치, 상추, 무, 배우, 샐러리 등에는 질산 이온이 많이 들어 있다. 이 질산 이온은 침과 반응하면 아질산 이온으로 변한다. 돼지고기, 소고기, 햄, 소시지 등 육류와 어류에는 아민이란 성분이 들어 있다. 이 아민이 아질산 이온과 반응하면 '니트로소아민'이란 물질이 만들어진다. 니트로소아민은 위암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체내에 니트로소아민이 얼마나 쌓이면 암이 생길까. 연구결과들을 종합하면 성인(60㎏ 기준)이 니트로소아민을 하루 1800~18만㎍씩 장기간 섭취할 경우 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하루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니트로소아민은 평균 2.34㎍으로 보고돼 있다. 따라서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니트로소아민의 양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최저치의 77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김현숙 교수는 "식사를 통해 하루에 섭취하는 니트로소아민의 양을 고려하면 암 유발 가능성은 극히 낮다. 다만 니트로소아민이 체내에서 일으키는 반응 정도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고기를 너무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