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도진 기자
2006.05.03 14:29:48
시중銀, 골프선수·대회 후원 `앞장`
`서민금융` 저축銀도 영업에 골프 접목
"고급스포츠..난 혜택 없어" 서민고객 섭섭
[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골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업에 골프를 접목하지 않은 은행이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들도 이같은 골프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3일 기업은행(024110)은 을지로 본점에서 LPGA에서 활약하고 있는 장정 선수와 후원 조인식을 가졌다.
장정 프로는 앞으로 기업은행의 영문로고인 `IBK` 를 모자와 티셔츠에 부착하고 LPGA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 계약조건은 연간 4억원에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조건이다.
국민은행(060000)도 오는 8일 한국프로골프협회(KLPGA)와 협약을 맺고 연간 40억원을 투자해 프로골프대회 4회, 아마추어 대회 1회 등 총 5차례의 골프 대회를 창설하기로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급스포츠를 활용해 차별화된 기업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대회를 창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진작부터 골프마케팅에 앞장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수년째 PB서비스에 골프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는 것은 물론, 지난해부터 `신한동해오픈골프대회`를 다시 후원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FnC코오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향후 3년 동안 총 30억원을 투자,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를 공동 지원한다.
골프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저축은행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서민금융기관을 자임하는 만큼 이에 대한 눈초리는 따갑다.
서울의 삼화저축은행은 올 초 남자프로 골프팀을 창단해 이를 예금상품, PB영업 등에 접목시키고 있다. 인천의 에이스저축은행은 신사옥으로 이전하며 PB고객들을 위해 대형 골프연습실을 갖춘 피트니스센터를 설치했다.
HK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등 수위권의 대형 저축은행들도 후순위채 청약고객 등 우수고객들에게 골프관련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을 20년 가까이 이용하고 있다는 정 모씨(여, 58, 경기 안양)는 "재래시장의 상인들에게 깎듯이 대하던 저축은행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골프 서비스 등을 보면 부자들만 손님이고 서민들 돈은 푼돈 취급 받는 것 같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최근까지 한 외국계 은행에 근무했던 김 모씨(32, 서울 금천구)는 "시중은행들이 우대고객을 상대로 골프마케팅을 펼치는 것이 수익에는 기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서민 고객들은 간간이 소외감을 느낀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