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마친 중국 지도부 “내수 부양 위해 강력한 조치”
by이명철 기자
2024.08.19 11:50:21
리창 국무원 총리, 전체회의서 “경제 회복 공고히”
당정 고위급 베이다이허 후 업무 복귀, 경제 ‘1순위’
소비 촉진 인센티브, 투자용 특별채권 발행 등 거론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여름휴가 모임인 베이다이허 이후 경제 성장을 위한 내수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꺼냈다. 중국은 연간 5% 안팎의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하반기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가 정체된 모습이다. 이에 소비 진작을 위한 추가 부양책이 나올지 관심을 모은다.
1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16일 열린 국무원 제5차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경제 회복을 공고히 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중국 당정 지도부들의 모임인 베이다이허를 지낸 후 처음 열린 공식 회의다. 여름휴가를 지낸 고위급들이 다시 업무에 복귀했음을 알리는 회의이기도 하다. 리 총리 외에 당쉐성·허리펑·장궈칭·류궈중 부총리와 정산제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위원장 등 당정 고위급들이 참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참석자들은 궁지에 몰린 민간 부문에 더 많은 지원을 약속하고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단호히 달성하기 위해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리 총리는 “우리는 내수를 부양하기 위해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소비를 늘리는 것이 핵심으로 원활한 경제 순환을 위해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올해를 소비 촉진의 해로 설정하고 헌 제품을 새것으로 교환하는 장비와 소비재에 대한 이구환신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연초 호조를 보였던 경제지표가 시간이 지날수록 둔화되는 추세다.
하반기 처음 발표된 7월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5.1% 늘어 전월 증가폭(5.3%)에 못 미쳤고 올해 누적 고정자산 투자도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해 전월(3.9%)보다 둔화했다.
소매판매(2.7%)는 전월(2.0%)보다 나아졌지만 2%대 증가폭에 머무른 상태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0.5% 상승에 그쳐 0%대 상승폭을 면치 못하고 있다.
SCMP는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인용해 7월 경제는 전년동월대비 약 4% 성장해 연간 목표치인 5%는 물론 상반기 수준을 밑돌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부동산 침체와 미국과 동맹국들에 의한 무역 장벽 등 다양한 외부 도전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대외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내수를 살리기 위한 정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리 총리는 회의에서 “정부가 잠재 소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조정해야 하며 녹색 무역과 전자상거래 같은 대외 무역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분야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민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지방 정부 특별 채권 사용을 확대하고 민간 기업이 정부 주도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막는 관료주의를 철폐하는 등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CMP는 경기 둔화 속 부진한 7월 거시경제 지표로 인해 분석가들은 추가 통화 완화 및 재정 지원에 대한 기대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맥쿼리캐피탈의 수석 경제학자 래리 후는 “중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특별 채권 발행을 가속화하고 개발업체로부터 주택 재고를 매수하는 등 추가 경기 부양책을 제공하기 위해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