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니 주택연금 가입자 '뚝'·해지 '증가'

by송주오 기자
2024.06.18 10:50:49

4월 가입자 1258명…전달대비 22% 감소
해지건수 15% 증가한 341건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면서 주택연금 가입자 증가폭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연금 가입을 해지하는 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주택가격이 연금지급액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부동산 시장 상황이 주택연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지난 4월 3일 서울 중구 주택금융공사 서울 중부지사를 방문해 고령층의 노후생활 보장 강화를 위한 주택연금 정책방향에 대해 주택금융공사, 보건사회연구원 및 주택연금 이용자 등 관련 기관·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18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주택연금 신규 가입 건수는 1258명으로 지난달보다 22%(348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1430명)과 비교하면 10% 이상 감소했다. 반면 4월 주택연금 해지 건수는 341건으로 전월과 지난해보다 각각 15%, 33% 늘었다.

주택연금은 소유자가 국가에 집을 담보로 제공하면 계속 집에 살면서 연금처럼 매달 일정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공적연금 제도다.

정부는 안전한 노후 생활을 위해 주택연금 가입문턱을 완화하며 적극적인 가입을 유도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주택연금 가입 조건을 공시가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확대했다. 또 이달부터는 실버타운에 이주해도 연금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실거주 조건도 일부 완화했다.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입자 증가폭이 둔화되고 이탈자가 발생하고 있다. 주택연금이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던 지난해 초 주택연금 가입자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에는 2225명이 신규로 주택연금에 가입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택연금 가입을 고려하던 고령층이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실수요 중심의 시장이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 가격 상승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전국 주택매매가격전망지수(93.3)는 ‘하락 전망’이 우세했으나, 서울(102.1)은 유일하게 100을 웃돌며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상승 전망’으로 전환되기도 했다. 지난 4월부터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 재원으로 상당 부분 공급되고 있는 점 역시 가계대출 증가 요인 중 하나다.

이에 은행권의 가계대출도 증가했다.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3일 기준 705조3759억원으로 지난달 말(703조2308억원)보다 2조1451억원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