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美 도청’ 항의 못 하는 비굴한 정부, 자국민엔 오만방자”

by박기주 기자
2023.04.13 10:21:49

정의당 상무집행위원회
李 "왜 맨날 알아서 숙이고 엎드리기만 하나"
50억 클럽 및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4월 내 성사시킬 것"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3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도청 의혹과 관련한 대통령실의 대응에 대해 “도청 혐의에 대해 미국 정부에겐 한 마디도 못 하는 비굴한 정부가 자국민들에겐 뭐가 그리 오만방자하고 당당하느냐”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미국 정부의 도청은 이미 기정사실이 됐다. 미 행정부가 도청문건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그중 일부가 조작되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와중에 우리 정부의 태도가 참 이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 백악관은 명백히 ‘공개돼선 안 될 문건이 유출됐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였음에도 도리어 피해 당사자인 윤석열 정부는 이번 사태를 쉬쉬하고 넘어가려고 한다”며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라인 실세로 떠오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미국이 악의 갖고 도청한 정황은 없다’ 라는 코미디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세상에 착한 도청, 나쁜 도청 따로 있다는 건 듣도 보도 못한 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핵심은 ‘문건 상당수 위조‘ 여부가 아니라 ‘미국의 한국에 대한 도·감청 여부’다. 이미 미국 정부도 도청문건의 실체를 인정한 상태에서, 왜 우리 정부는 항의 한 마디 못 하느냐”며 “김태효 차장은 진실을 밝히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묻지 말라, 같은 주제로 물어보시려면 저는 떠나겠다’며 호통을 쳤다. 그 결기로 주권국가의 체통이나 지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당당한 자세를 저버린다고해서 미국이 극진히 한국의 이익을 보장할 거란 환상을 거둬야 한다. 지금 세계 각 나라들은 철저히 자국 이익에 근거한 외교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는 왜 맨날 알아서 먼저 숙이고 엎드리기만 하는 것이냐”며 “최소한 미국 대사를 초치해 책임 여하를 가리고 미국 정부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범, 이른바 ‘쌍특검’에 대해서도 4월 내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의 방탄논리는 이제 실효를 다했다. 정의당은 방탄 논쟁으로 넘어가지 않기 위해 법사위 절차를 밟으며 처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며 “더 이상 국민의힘에게 그 어떤 책임있는 태도를 기대할 수 없다. 국민의힘과 검찰이 법사위 안에 두 특검법안을 꽁꽁 묶어 두도록 하지 않겠다. 정의당은 4월 내, 가능한 국회 절차를 모두 동원해 국민의 요구를 성사시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