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울음 터질까봐 조마조마" vs "오세훈, 한숨 푹푹"

by박지혜 기자
2021.03.30 10:14:24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열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첫 TV토론회 만큼이나 양당 의원들의 관전평이 뜨거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1차 토론 전쟁은 시청자들도 느꼈다시피 박영선 압승에 이견은 없을 것”이라며 “박영선의 똑똑함. 디테일에 강하다. 행정능력 전문성이 돋보였다. 정직함이 최선의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박영선의 예리하게 허점 찌르기 신공에 오세훈은 커버링을 올리고 뒷걸음치기에 바빴다”고 표현했다.

정 의원은 또 내곡동 땅 투기 의혹 관련 오 후보의 ‘땅의 존재와 위치를 모른다’, ‘기억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발언을 되새기며 “너 자신을 알라는 ‘테스형’도 울고 갈 철학적 명언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후보가 전날 오 후보를 향해 ‘양심에 찔리지 않는가’, ‘땅 측량장에 선글라스를 끼고 갔느냐, 안 갔느냐’고 질문한 것에 대해 “간담이 서늘하고 동공지진이 있을 법한 순간은 이뿐이 아니었다”고 했다.

정 의원은 오 후보가 무상급식 찬반을 묻는 박 후보의 질문에 “어버버했다”고도 꼬집었다.

단일화로 박 후보에 힘을 보탠 김진애 열린민주당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세훈 후보, 왜 그리 한숨을 푹푹 쉬며, 내리깐 시선 처리가 불안했다”고 평했다.

김 전 의원은 “박영선 후보, 오세훈의 거듭되는 거짓말에 분노하는 모습이 역력했다”고도 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9일 밤에 열린 TV토론회 시작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반면 오 후보 캠프의 이준석 뉴미디어본부장은 페이스북에 “오늘 토론 보고 난 느낌은 어떤 후보에게는 물건 팔기 위해 인공지능(AI), 4차 산업, 저탄소 같은 단어만 붙이면 뭐든 팔 수 있을 것 같다”며 “진심으로 유튜브 영상 하나만 만들면 모기 저격 머신 이런 거 다 사줄 것 같다. 국민 세금으로”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AI랑 삼투압의 결합이 가능한 용어인지도 처음 알았다”며 “이거 진짜 원적외선 바이오 맥반석 오징어 파는 느낌인데 이게 토론에서 나왔다니…”라고 한탄했다.



이는 박 후보가 자신의 ‘수직정원’ 공약을 두고 오 후보와 벌인 설전을 지적한 것이다.

오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추진했다 실패로 끝난 ‘식물 아파트’ 사례와 비교하며 “여름에 모기가 들끓을 텐데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 이에 박 후보는 “(청두 아파트는) 잘못 지어서 실패한 것”이라며 “빗물을 받아 삼투압 방식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을 쓸 수 있다. 10년간 쉬셔서 요즘 스타트업의 발전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이어 “코로나19 이후 우리를 위협하는 가장 큰 문제가 기후변화”라며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수직정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수직정원은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라며 “140개의 봉우리가 있는 서울에서는 사치스럽다는 전문가 지적이 있다”고 맞받았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서울시장 후보 TV토론 기대하고 봤는데 박 후보 캠프는 반성 좀 하셔야겠다”고 했다.

배 원내대변인은 “상대 후보 네거티브에 치중하느라 박 후보에게 공약 공부하실 시간도 안 드렸나 보다”라며 “울음이라도 터트리실까 봐 조마조마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그는 또 “대한민국 수도 서울특별시의 장은 국무회의에도 참석하는 대한민국 유일의 장관급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이다. 그만큼 막중한 자리”라며 “본인이 내건 공약의 예산 정도는 계산 가능한 분이 하셔야 맞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가 박 후보가 밝힌 공약 예산 추계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지적한 데 목소리를 보탠 것이다.

오 후보는 이번 토론회에서 “소상공인 임대료 지원과 반값 아파트 등 해서 연간 15조 원이 들어간다”며 “공약 100여 개 중에 10개 이하로 뽑아도 박 후보가 예상하는 예산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홈페이지에 보면 고정지출이 있어서 아무리 마른수건 쥐어 짜듯 해도 서울시장이 쓸 수 있는 돈(약 2조5000억 원)이 얼마 되지 않는다”며 “만약 제 계산이 맞다면 박 후보는 빚을 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해 “오 후보가 마음대로 계산을 해서 그런 것이다. 계산이 엉터리다”라며 “저는 오 후보가 시장할 때처럼 빚을 내서 시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